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의 페르난데스 후보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의 개표가 98%가량 진행된 현재 48.1%를 득표 중이다.
중도우파연합 '변화를위해함께'의 후보로 연임에 도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40.4%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45% 이상을 득표한 후보는 결선 없이 당선이 확정되는 아르헨티나 대선 규정에 따라 페르난데스는 곧바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오는 12월 10일 취임해 앞으로 5년간 아르헨티나를 이끌게 된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과 승리를 자축하면서 "지금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는 아르헨티나인들의 고통을 멈추는 것"이라며 "우리는 돌아왔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오전 곧바로 마크리 대통령과 만나 정권 인수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개표 후반 일찌감치 패배를 시인한 마크리 대통령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르헨티나 국민에 안정을 가져다줄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이라고 말했다.
이날 페르난데스의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4년 전 잠시 자리를 내줬던 '페론주의'도 다시 아르헨티나 정치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페론주의는 1940년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국가사회주의 정치 이념으로,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해온 대표적인 사상이었다.
또 2007∼2015년 집권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4년 만에 부통령으로 다시 대통령궁에 돌아오게 됐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오랜 경제위기 속에 4년 전 친시장주의자인 우파 후보 마크리 대통령을 뽑았으나, 마크리 정권에서 오히려 경제가 악화한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맞물린 긴축정책에 피로감이 쌓이며 다시 좌파정권을 택했다.
아르헨티나는 최근 빈곤율이 35%까지 치솟았고 실업률도 10%를 넘어섰으며 물가상승률은 연 50%를 넘는 것으로 예상된다.
1959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겸 법학 교수였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정권에서 내각 책임자인 국무실장을 지냈다.
이들 부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페론주의자지만, 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온건 페론주의자'로 꼽힌다.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선거에서도 악겔 키시요프 후보를 당선시키며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같은 날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은 당선자 확정을 내달 24일 결선으로 미루게 됐다.
38%가량을 득표한 좌파 집권여당 후보인 다니엘 마르티네스와 28%가량을 얻은 중도우파 야당 후보 루이스 라카예 포우가 결선 맞대결을 치른다.
결선에선 야당 표가 결집할 예정이라 2005년 집권한 좌파 여당의 집권 연장이 위태로워졌다.
또 이날 진행된 콜롬비아 지방선거에서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후보인 클라우디아 로페스가 수도 보고타의 첫 여성 시장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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