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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주 통영시장 ‘맑음’ … 백두현 고성군수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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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강석주 통영시장 ‘맑음’ … 백두현 고성군수 ‘흐림’

집행부와 의회 협치 두고 엇갈린 정치기상도

국회의원 단일선거구인 경남 통영시와 고성군 자치단체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강석주 통영시장과 백두현 고성군수는 ‘막대기를 세워도 당선’이라는 속설이 있을 만큼 전통적 PK, 보수 지지기반을 무너뜨리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각각 당선됐다.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두 사람은 ‘의회 협치’라는 과제를 놓고 확연한 온도차를 경험하고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왼쪽)와 강석주 통영시장. ⓒ 프레시안 DB
이곳의 국회의원은 황교안 키드로 불리는 한국당 소속 정점식 의원이다. 고성 출신인 정점식 의원이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통영과 고성의 정치지형은 도농간 편차에서 나타나듯 통영은 진보, 고성은 보수성향이 좀 더 강하다.

이중 강석주 통영시장의 정치기상도는 맑음, 백두현 고성군수는 흐림이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최근 시민의 휴식공간인 시민공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임대료를 받고 내어주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아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렀다.

민간사업자는 통영의 중심이자 상징인 남망산 공원 또는 이순신 공원에 새로운 관광산업의 랜드마크가 될 110미터 높이의 거대한 목조타워를 세울 계획이지만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통영시는 “충분한 시민여론 수렴이 없었다”는 지적에도 민간사업자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통영타워뷰 조성사업 기본협약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통영시의회는 집행부의 거수기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특별한 논란 없이 이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통영지역 시민단체들은 “시가 시민의 공유재를 시민여론 수렴 과정 없이 속전속결로 내어주는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 개발사업자가 이윤을 위해 시민의 휴식공간을 독점하는 과정이 이렇게 간단해도 되느냐” 며 향후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시중에는 강석주 통영시장이 어떻게 의회의 지지를 이끌어냈을지 강 시장의 정치력이나 배경을 풀어보느라 ‘설왕설래’다.

통영시의회 원 구성은 한국당 7명, 민주당 5명, 무소속 1명으로 한국당 의원이 과반을 넘는다. 시민여론수렴 부족이라는 명분에도 야당까지 집행부의 결정에 힘을 보탰다.

정가에서는 야당이 제구실을 못하고 붕괴된 이유를 내년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한국당 내부의 몹쓸 기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후반기 원 구성도 다수당이 의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당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도 했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김미옥, 배도수, 손쾌환 의원이 의장 후보로 거명되는데 모두 각자의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옥 의원이 목조타워 건립에 반대의견을 냈지만 동료의원들이 동조하지 않은 것도 하반기 원 구성을 염두에 둔 견제가 표면화된 예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역 인사는 강혜원 의장의 행보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 의장은 한국당 소속이지만 강 시장과의 정치적 교분이 두터운 친여성향이다.

"한국당 내 지지세와 민주당의 지지를 이끌어 표에 보탤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후반기 의장선거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시장 쪽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정치공학을 계산한 강석주 시장의 정치력이 힘을 발휘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야당 의원들이 밥그릇 싸움에 눈독을 들이는 사이 강 시장은 어려운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백두현 고성군수의 사정은 다르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여당 군수의 프리미엄과 공무원들이 힘을 모아 어느 때보다 많은 국비확보와 지역발전을 위한 굵직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지만 정작 정치적 신념이 담긴 복지조례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조례’는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의회가 두 차례나 발목을 잡았다.

군에 거주하는 13~18세 청소년에게 매달 5만 원~7만 원씩 포인트 형태로 수당을 지급하는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조례'는 고성군이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제도다.

청소년의 자기계발과 복지향상,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완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조례는 백 군수의 정치적 신념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 조례안은 지난 7월에 이어 지난 17일에도 부결됐다. 조례안 통과를 기대했던 청소년이나 부모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군 의원들은 낮은 재정자립도의 군 살림에서 매년 23억 원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했다.
“이 제도의 시행은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손사래 칠 일이 아니라 오히려 고성군에 특화된 보편적 복지제도로 뿌리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회는 달라진 것이 없다”.

한 인사는 “백 군수가 조례안을 추진하면서 의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해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부결됐다”고 귀띔했다. 의회가 백 군수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의회와 집행부는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수요일 월례회를 통하거나 긴급현안은 의회나 집행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상임위나 의장실에서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집행부의 의회 경시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성군의회에서 백 군수의 정책을 지지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민주당 의원은 단 두 명이다. 11명 중 한국당이 6명, 무소속이 3명이다. 무소속 의원 중 2명도 보수다.

백 군수가 의회를 경시했다기보다 고성군의회의 지배주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의 어깃장에 백 군수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고립된 상황이다.

강석주 통영시장이 통영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이는 절묘한 시기에 시정 운영의 활로를 찾은 반면 백두현 고성군수는 열심히 일하고도 의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정책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등 속앓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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