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과정을 자세히 보도하며 “한국 사회가 더욱 분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탄핵 가결이 한국 경제와 북핵문제 해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WP “한국, 경제회복∙북핵문제 놓고 정치 혼돈”-“한국사회 양분”**
워싱턴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 역사에서 탄핵되는 첫 번째 지도자가 됐다”며 “허약한 경제 회복에 나서고 있으며 북한이 핵보유 국가가 되려 하는 시점에 한국은 정치적 혼돈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WP는 이어 “노 대통령의 탄핵으로 아시아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경제는 혼란스러운 정치 위기로 보다 깊숙이 빠지게 됐다”며 “한국 국민들은 1987년 민주주의 부활이후 어느 시점보다도 더욱 양분됐다”고 분석했다. WP는 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미 과거 어느 시점보다도 심하게 이데올로기상으로 날카롭게 양분돼 있는 한국은 이번 정치 갈등으로 더욱 분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WP는 전문가들의 말을 통해 “한국의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탄핵을 통해 최소한 노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타격을 가하려는 도박을 벌였다”고 야당의 태도를 분석했다. WP는 또 “노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탄핵에 대해 거부할 것을 밝히는 한편 일반국민들이 그를 지지하도록 규합하도록 함으로써 탄핵이 역풍을 맞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앞으로의 모습을 전망했다.
WP는 이어 고려대 함성득 교수의 “탄핵으로 한국에게 상당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탄핵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증대되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는 논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함 교수는 “지금 우리는 안정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신에 반대 모습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LA타임스, “사소한 정치적 말다툼, 국가 마비 위기로 커져” **
LA타임스는 “사소한 정치적 말다툼이 한 국가를 마비시키는 위기로 커져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자칭 정치적 아웃사이더인 노 대통령은 1년전 대통령직에 오른 뒤 야당과 험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과 성명을 발표하긴 했으나 탄핵안 표결을 막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문제 발단과 관련 “중앙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했지만 이는 사소한 위반이었다”며 “모든 예측처럼 실랑이는 거기서 끝날 수 있었으나 두 야당이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고 노 대통령은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LA타임스는 “11일까지는 일반적으로 탄핵안은 ‘마주보고 달리기식’의 정치적 치킨게임 이상이 아니고 국회가 필요의석수인 3분의 2를 모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됐다”며 “하지만 노 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하면서 태도를 정하지 못한 국회의원들이 격분했다”고 분석했다.
LA타임스는 이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노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비난했던 한 기업인이 회견이 끝난지 2시간도 채 안돼 자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탄핵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자세히 보도하며 “총선을 앞두고 가결된 탄핵으로 이제 보이기 시작한 한국 경제 회복과 북핵무기 야망을 멈추게 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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