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과학기술부가 영문홍보자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박호군 장관이 대국민사과를 하는 파문이 일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주한 일본대사관이 홈페이지 및 간행물에서 '일본해' 대신 '동해'라는 표기를 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언론의 맹성토를 받고 이를 수정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양국 모두 한심한 관료주의가 초래한 '멍군장군'식 해프닝인 셈이다.
일본의 서일본신문은 18일 "한국정부가 '일본해'를 자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동해'로 바꿔줄 것을 요구해 한일 양국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 일본대사관이 한국어 홈페이지와 정간물 일부에서 일본해를 한국측 주장대로 '동해'로 표기한 사실이 18일 서일본신문사의 조사결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8일 현재 대사관의 홈페이지에는 한국어로 일본해 대신에 '동해' 또는 '동해(일본해)'라는 표기가 중복을 포함해 7곳에서 발견됐다. 한 예로 '니가타현'을 소개하는 기술에는 "서쪽으로 동해를 바라보며 나머지 세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돼 있고, 일본의 주요 외교정책을 소개하는 문장에서도 "북서태평양지역(동해 및 황해)"라고 한국측 주장대로 '동해'로 표기돼 있다.
또 일본 각지방을 소개하는 기술에서도 "혼쥬 중부에 있는 중부지방은 태평양과 동해(일본해)에 접해있다"며 일본해를 동해보다 뒤에 기술하는 표현도 있다. 또한 '니가타현' 등에 관한 문장은 대사관이 정기발행하고 있는 홍보지에도 마찬가지로 기술돼 있다.
이같은 사고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관측은 "한국에 의한 홍보문은 통상 일본어 원문을 한국어 전문가에게 맡겨 한국어로 번역한 뒤 최후에 대사관직원이 체크해 게재하나, 이번은 한국측 번역자가 일본해를 '동해'로 표기한 부분이 그대로 게재됐다"고 해명했다. 대사관측은 "일본해 호칭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한 수년전부터 과거의 홍보문을 검색해 그때까지 '동해'로 표기됐던 것을 일본해로 수정했으나, 이번은 체크과정에 누락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이번 사건과 과년, 일본 외무성 대변인이 "체크 미스라는 단순한 실수라 할지라도 이는 일본정부의 기본정책에 상반되는 표기를 재외공관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대사관측을 비판한 뒤 "곧바로 '동해' 표기를 '일본해'로 바꾸는 동시에 같은 실수가 두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동해-일본해 호칭논란과 관련, "일본해라는 호칭은 쇄국시대인 18세기말부터 유럽 각국이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세계 97%의 지도가 일본해라고 표기하고 있다"는 일본정부 입장을 전하며 "세계 바다의 이름과 경계선을 기재한 국제수로기구(IHO)의 지침 <대양과 바다의 경계> 2003년 개정작업과정에 일시적으로 '일본해'라는 표기가 삭제돼 최종작업과정에 일본의 맹렬한 항의를 받고 철회하는 등 최근 한국측의 적극적 움직임이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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