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석방안을 주도했다가 17대 총선 출마가 좌절된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이 여전히 서청원 석방안의 정당성을 옹호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전직 대변인 3인방, 일제히 대국민 사과**
16일 오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는 한나라당 대변인을 역임한 남경필, 박종희, 박진 등 세 의원이 나란히 질문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전직 한나라당 대변인들은 하나같이 한나라당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동의안 통과 등에 대한 당의 반죄의 뜻을 밝히고 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질문을 시작했다.
남경필 의원은 "한나라당이 오랜 여당의 경험으로 역동적이지 못하고 기득권과 권위주의에 매몰돼 역사와 정치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한나라당을 개혁세력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결의안을 주도했던 박종희 의원도 "국회가 할 일은 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지적에 깊이 반성한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얼마 전 대변인 사퇴 의사를 밝힌 박진 의원도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쁜 대신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는 엄중한 현실에 대해서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머리 숙여 반성한다"며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박종희 여전희 '서청원 옹호'**
그러나 '겸허한' 반성의 뜻을 밝힌 의원들은 전직 대변인답게 독설을 동원해 여권에 대한 공격은 늦추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은 "한나라당은 차떼기 당으로 비난받고 있으나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주장했다. "'차떼기당'의 원조당은 바로 '다이너스티떼기당'인 열린우리당"이라고 포문을 연 남 의원은 '앵벌이 정권', '신공안 정치' 등의 조어들을 나열하며 여권을 맹성토했다.
박진 의원도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에 들이대는 날카로운 수사의 칼날을 여당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불법자금 자진 공개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서 자행되는 갖은 불법행위와 탈법행위, 그리고 권력을 거머쥐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묵인되는 전근대적, 반민주적 행태가 더 이상 허용돼서는 안된다"며 검찰의 '공정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종희 의원은 특히 '반성의 뜻'에 이어 "다만 서청원 의원은 대선 불법자금수사의 광풍에서 표적수사로 억울한 누명을 썼지만 정식재판도 받기 전에 유죄낙인이 찍힌 대한민국 정치의 희생양이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며 계속해 서 의원을 엄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또 "서 의원의 무죄를 입증해냄으로써 지난번 국회의 결정이 꼭 무책임한 '제식구 감싸기'만은 아니었다는 것은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주장해 앞서 사죄가'겸허한 반성'이라기보다는 자기변명을 위한 '형식적 반성'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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