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임명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검찰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검찰청 측은 1일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공직자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이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윤 총장은 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6일)한 이후 청와대에 문 대통령과 독대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윤 총장이 독대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청와대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윤 총장의 독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윤 총장은 청와대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 장관은 문제가 있다. 임명하면 내가 사표를 낼 것'이라는 취지의 뜻을 전달했고, 이 내용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인사는 "임명 이틀 전인 토요일(9월 7일)에도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 일요일(8일)을 거치면서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윤 총장의 행동이 여기서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조국 장관 내정 단계에서부터 임명 직전까지 윤 총장이 조 장관에 대한 반대 의견을 문 대통령에게 전하려했다는 정황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조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여권 일각의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윤 총장이 조 장관을 임명하기 전날 조 장관을 임명하면 본인은 사퇴하겠다고 청와대에 말한 바 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질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 같은 '막전막후'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조국 정국'에서 윤 총장이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대척점에 선 듯이 묘사되는 상황을 반영한다. '반(反) 윤석열' 기류가 팽배한 여권 지지층 일각에선 윤 총장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텐데, 마무리되면 임기가 보장됐다고 하지만, 윤 총장을 포함해 이번 검찰 수사를 진행한 분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게 상식적 시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이 논란이 윤 총장의 거취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것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윤 총장 임명 당시 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밝혔던 여권이 2개월 여 만에 그의 거취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문 대통령의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낙연 총리도 윤 총장 교체 가능성을 묻는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윤 총장과 조 장관의 동반 새퇴 시나리오가 떠돈다'는 추가 질문에도 "적어도 정부 내에서는 그런 논의가 있다는 것을 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서초동 촛불 집회를 계기로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조국 장관을 둘러싼 특혜 의혹 국면을 검찰 개혁 국면으로 전환시려는 의도가 역력해 '윤석열 때리기'를 통한 '조국 살리기'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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