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자유한국당의 야유 속에 국회 데뷔전을 치뤘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시작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 '2차 조국 청문회'가 될 것이란 예상대로 조국 장관을 둘러싼 의혹 공방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신임 국무위원 인사차 연단에 선 조 장관은 "국민의 열망인 법무부의 혁신과 검찰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서 현명한 판단해주길 믿는다"며 "국회 결정에 따르고 행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고 짧은 인사말을 마쳤다.
이 같은 발언은 자신과 가족들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에도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내 자신의 자리에 '조국 사퇴', '특혜 특권, 위선 불법, 국민 분노 조국'이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세워놨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가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국무위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의자를 돌려 앉았다. "이중인격자", "범법자", "나가라 나가", "됐다 그만해라", "사퇴하라" 등 야유도 퍼부었다.
이에 맞선 민주당 의원들도 한국당을 향해 "조용히 해", "한국당 조용히 해"라며 언성을 높였다. 여야의 고성 속에 조 장관의 인사말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인사말이 마무리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어"라고 호응을 보냈으며, 일부 의원들은 야유를 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본회의 직전에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정국은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다른 장관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아 아이들에 이어 배우자까지 소환된다면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게 맞느냐"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길에 '나라다운 나라가 아직 안 됐다'고 했는데,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가 되는 게 나라다운 나라는 아니다"며 "이 모든 국정 혼란과 국가 분열, 국론 분열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문 대통령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해도 여러 번 할 상황이지만, 야권 공조 없는 상황에서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장시간 압수수색, 계속된 피의사실 유포, 별건 수사 의혹, 이런 것들이 이어지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 의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방어선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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