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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의 '상당기간' 삭제 놓고 해석 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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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의 '상당기간' 삭제 놓고 해석 구구

美금융계 예민 반응, "표현만 바꿨을 뿐" 과민반응 반박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8일(현지시간) 올해 첫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연방기금(FF) 금리를 현행 연 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다우 지수는 세자리수의 낙폭을 기록하며 1만4백대로 주저앉았고, 나스닥도 2% 가까이 떨어졌다. 28일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1백41.55포인트(1.33%) 떨어진 1만4백68.37, 나스닥은 38.67포인트(1.83%) 떨어진 2천77.37, S&P는 15.57포인트(1.36%) 떨어진 1천1백28.48을 기록했다.

***저금리정책 '상당기간 유지' 표현 삭제에 미 금융계 예민반응**

이처럼 미 증시가 금리 결정에 충격을 받은 모습을 연출한 이유는 지난해 8월부터 FOMC 성명에 들어있었던 "(초저금리정책을) 상당한 기간(a considerable period) 유지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삭제시켰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이런 변화를 조만간 금리 인상을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면서 국채 수익률도 급등세로 돌아섰고(채권가격 급락), 보합선으로 밀렸던 달러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유로에 대해 1.2646 달러에서 1.2485로 강세를 보였고 엔.달러 환율도 105.55엔에서 106.08엔으로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FOMC가 현행 1% 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표현을 뺀 것은 예상밖"이라면서 "중앙은행과 직접 거래를 하는 증권사 23개 중 2곳만이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것을 예측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80년대초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윌리엄 포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성명은 금리 인상을 추진하려는 '명백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상당기간' 삭제 예측한 전문가 "올해 금리 인상 없다" 단언**

그러나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자원투입이 저조한 상황으로 볼 때 정책 변경에 이르기까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can be patient)"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 기간 현재의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2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뉴스 서베이에서 Fed가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으로 정확하게 예측했던 단 두 명 중 한 명인 이언 모리스 홍콩상하이은행(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리 인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FOMC의 성명이 발표되기 전에 "미연준은 사족에 불과한 표현을 정리하기 위해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또 다른 한 명인 베어 스턴스 증권 전무 콘래드 드쿼드로스도 같은 전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금융시장의 반응이 지나치게 과민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연준으로서는 경제활동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위해 '상당기간'이라는 표현 대신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표현만 바꿨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날 성명에는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위험은 거의 동일하다"는 등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정책을 변경하는 일은 가급적 삼갈 것이라는 예측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연준이 이날 '상당 기간'이란 표현을 삭제한 이면에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들이 그린스펀 미연준의장을 겨냥해 "친(親)부시적 금리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는 대목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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