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한국당의 경제 비전을 담은 '민부론(民部論)'을 발표했다. 고전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國富論)'을 모티브로 한 개념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0경제대전환위원회의 민부론 발간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반시장 반기업 정책이 우리 기업과 환경을 파괴한 결과 대한민국 경제가 급성 심근경색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은 시대를 거스르는 실패한 정책이다. 그렇다고 과거 낙수정책이 새로운 시대 비전이 되기도 어렵다. 이제는 '유수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 가구당 연간 소득 1억원 달성, 중산층 비율 70% 달성 등의 목표를 내놓았다.
구체적 전략으로 국부에서 민부 경제로 대전환을 통한 경제활성화, 국가주도에서 민(民)주도 경쟁력으로 전환, 자유로운 노동시장 구축, 나라가 지원하는 복지에서 민(民)이 여는 복지로 전환 등이다.
주로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경제, 노동, 복지 등을 '민간 주도'로 틀겠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폐기, 혁신적 규제 개혁, 탈원전 스톱, 시장을 존중하는 부동산 정책 등도 제시했다.
특히 '자유로운 노동시장'을 위해서는 '국가 중심에서 시장 중심 노동법으로 전환' 등이 눈에 띤다. 이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7월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근로기준법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 환경과 근로 형태에 맞는 '노동자유계약법'"을 제안했던 것과 맥이 같다. 당시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는 반노동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황 대표는 노조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다. 그는 "10%밖에 안 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귀족노조, 임금과 고용의 경직성이 우리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며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를 우선시 생각하는 노동정책으로 바꾸겠다. 강성 귀족노조에서 기업의 정상적 활동을 보호하는 방안도 강력 추진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청바지를 입고 팔 소매를 걷어붙인 셔츠를 입고 핸즈프리 마이크를 탄 채 단상에 올라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황티브 잡스(황교안+스티브 잡스)"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명박의 747, 박근혜의 줄푸세 환생"
황 대표의 '민부론'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부론이라는 말을 '국부론'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아담 스미스가 무덤에서 콧방귀를 뀔 일"이라며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때의 자유경쟁적 자본주의의 원리를 2019년 대한민국 경제에 적용하려는 용기가 가상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변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자유경쟁 원칙만 내세우면 대한민국 경제가 대전환 되고 정부의 과보호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것처럼 선전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이 대변인은 "'실현 가능성은 알 바 아니고 그냥 사람들 관심만 끌면 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공약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변인은 "자유경쟁으로 기업과 개인의 활력을 높인다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의 환생"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747과 줄푸세, 공히 노동과 복지는 제쳐두고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 일변도 정책이자 낙수정책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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