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19일 밝혔다.
유엔 총회 참석차 오는 22일 미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두 정상 간 회담은 이번이 9번째로,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회담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7개월 가까이 교착돼있던 북미 관계가 대화 재개로 풀릴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열려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이루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북미 대화에서 남한은 빠지라"고 하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에도 북미 협상에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살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미가 지난 4.11 워싱턴 정상회담 6.30 서울 정상회담, 그리고 그날 있었던 판문점 남북미 정상 상봉 등을 통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9월 최선희 부상 담화 등 북한 실무 재개 의사로 연결된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청와대와 백악관, 양국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에 면밀히 소통하고 있었다”며 “지속적인 협상 체계와 협상안을 만들기 위해서 동맹 정신을 발휘해서 많은 아이디어 공유해왔다”고 했다.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후에도 한미동맹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온 만큼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자리로 삼을 것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관계에 대해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며 "(북미 관계의) 중재자를 떠나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로서 흔들릴 수 없는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미 정상회담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동맹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방미 기간 한미정상회담 이외에도 폴란드·덴마크·호주 정상과도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우리의 노력을 재차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내년 한국이 주최하는 제2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P4G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결집해 나갈 것임을 밝힐 예정이다. 덴마크와 함께 P4G 정상회의 준비행사도 공동 주관한다. 문 대통령은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행사에도 참석한다.
최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은 한반도 평화 구축·정착을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한층 제고하고,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개발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기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엔총회에는 총 193개 회원국 중 100개국의 국가원수와 51개국 정부 수반 등 151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별도의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5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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