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언론 자본과 광고 자본의 문제, 속보 경쟁, 서로 아주 극단적인 입장의 대립,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이런 것들이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찬반 갈등이 격렬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여권이 전반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해 언론 자유와 신뢰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 대통령이 기자회 대표단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는 세계 전역의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목적으로 1985년 설립됐다. 2002년부터 매년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미디어의 자유가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하는 지표인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30분간 이뤄진 접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기자회가 그동안 전 세계 언론의 자유의 옹호를 위해서 아주 큰 공헌을 해주신 것을 치하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의 언론자유 수호운동에 늘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언론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또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자유로우면서도 공정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기자회의 노력 덕분에 정치 권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는 문제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그러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자회가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면서 또 한편으로 언론이 공정한 언론으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데 계속해서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셨던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이 됐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어서도 아주 긍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2년 전에 제가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는 기자회 동아시아지부가 열리게 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었다"며 "그때 당시에 문재인 행정부에서 '2022년까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30위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굳은 의지를 천명하셨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그 이전의 10년 동안 언론 자유에 있어서 힘든 시기를 가졌었다"며 "그 이후에 약속하신 것처럼 한국의 언론 환경이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 자리에 함께 배석한 정규성 한국기자협회회장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60~70위권이었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3위, 41위로 상승했다"며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상승에 대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 언론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아시아에서 최고"라며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나타낸 세계지도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가 추진하는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의 취지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또 선언의 이행을 위한 정부 간 협의체인 '정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파트너십'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는 지난해 9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된 '정보와 민주주의 위원회'를 결성, 같은 해 11월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을 발표했다. 언론의 자유, 독립, 다양성,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이행하기 위한 국제논의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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