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는 ‘바다 위 청와대’ 또는 ‘청해대’로 불리던 금단의 섬, 대통령의 섬 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방을 약속한 청해대가 17일부터 일반국민에게 시범 개방됐다. 시범개방 기간은 1년이다.
지금은 이 섬에 가려면 최소한 3일을 기다려야 한다.
저도가 군사보호시설인 탓에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을 인터넷이나 유람선사에 방문 제출하고 신원조회를 통과해야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하루에 600명으로 입도가 제한돼 신청자가 많으면 더 기다려야 한다.
시험개방 첫날인 17일 오후 2시 40분 거제시 장목면 국농마을 선착장에서 첫 저도방문객 257명을 태운 저도관광유람선이 출항했다.
유람선을 타기 위해 게이트를 통과한 첫 승객은 울산에서 온 김춘봉(82)씨 였다.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를 방문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저도 유람선 김재도 대표는 손님맞이로 바빴다. 그는 시의원까지 지낸 거제통이다.
관광객을 위해 저도 방문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유람선이 거가대교를 통과할때나 주변 풍광이 바뀔때마다 구수한 입담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첫 관광객을 맞이한 김 대표는 저도관광에 나선 관광객들에게 느낀점을 묻고 보완할 일들을 메모했다. 김 대표는 "관광객들이 기분 좋은 저도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관광객들은 1시간 여동안 저도 산책로를 따라 저도의 숲과 만났다. 중간 중간 해설사들이 안내를 맡았지만 마음이 급한 관광객들은 저 만치 앞서가기 바빴다. 군데군데 포토존을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400년 된 해송은 김성현(60)씨 부부와 아들이 팔을 벌려 안아도 역부족이었다.
강원도 양양에서 단체관광을 온 한 70대는 “대통령 별장이 개방됐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별장은 들어가 볼 수가 없어 아쉽다. 산책로는 다리가 아파 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바다 경치는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산책로를 돌아 저도해변으로 가는 길에 미니 골프장을 만나게 된다. 잘 정돈된 잔디와 중간 중간 심어진 나무들도 눈에 띈다.
저도해변은 태풍으로 모래가 유실된 탓인지 철지나 을씨년스러운 해변의 모습이었다.
시험개방 첫날이었지만 저도가 대통령별장이 있는 섬이라는 희소성을 담보한 부분개방이 바람직 한지 아니면 저도를 관광지로 개발해 완전 개방하는 것이 옳을지 여부는 앞으로도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경남도와 거제시, 해군 등 5개 기관이 저도개방에 합의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저도개방 협약식’ 가졌다.
거제시는 저도가 일반에 개방됨에 따라 거제관광의 새로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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