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SIPRI 소장 "볼턴 경질로 북미협상 큰 장애물 제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SIPRI 소장 "볼턴 경질로 북미협상 큰 장애물 제거"

"유연한 방식이 세계 평화에 다가갈 수 있어"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소장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에 대해 향후 북미 간 협상에서 큰 장애물이 제거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16일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스미스 소장은 볼턴의 경질이 향후 북미 협상 과정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딱히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평화 협상의) 긴 과정에서 큰 장애물이 있었는데 이를 제거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됐다는 신호가 떨어졌다고 본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어젯밤(9일)에 존 볼턴에게 그가 더 이상 백악관에서 근무할 필요가 없다고 통보했다"며 볼턴 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면서 북한을 포함해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가졌던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외교 정책이 다소 온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스미스 소장 역시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소장이 16일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미스 소장은 "볼턴은 이란이나 북한뿐만 아니라 어쩌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그가 원하는 세계 정치의 흐름을 억압, 강요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트럼프 정부는 유연하고 외교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식(트럼프 정부 방식)이 평화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몇 달 간의 정황을 보면 볼턴은 (북한과 협상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은 과정을 중시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볼턴 전 보좌관이 구상하는 방식으로는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대해 스미스 소장은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비핵화가 어떤 의미인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며 "볼턴 같은 사람은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생산을 포기하는 것을 비핵화로 보고 있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비핵화는 한반도 전역에서 핵무기가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해 볼턴 전 보좌관의 생각이 비핵화에 대한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오는 9월 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북미 간 실무협상에 대해 스미스 소장은 협상 개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북미 간) 이뤘던 과정의 연장선에서 주춧돌을 놓는 실무협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어떤 성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이 모든 것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상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실무협상을 통해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북한과 협상을 서두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스미스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선거를 생각하면서 외교적 성과를 바랄텐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미국 대통령이 선거를 3~4개월 앞두고 중요한 외교적 성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면서 "그래서 이걸 (트럼프의 행동을) 외교적 성과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 의도를 잘못 읽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미스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지 예측할 수 없다. 재선을 위해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 협정을 체결하거나, 아니면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국제 안보, 갈등 분쟁 등을 연구하는 국제적인 싱크탱크로 스웨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스웨덴이 북한 수도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유일한 서방국가이면서 현지에서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기도 해, 북미 간 중재에 있어 스웨덴 뿐만 아니라 연구소의 역할도 적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연구소는 지난 1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등 3자의 핵 협상 관련 실무자들이 스웨덴에서 만남을 가졌을 때 만남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스미스 소장은 "올해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평화를 향한 지난한 과정이 될지, 아니면 수많은 노력 중에 하나로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 남한, 북한 대표단이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에서 (평화로 가는)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지만 9월 말 실무협상을 의식한 듯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노력(대화)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반도 상황은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그래서 한반도 정세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움을 제공할 의향이 있으나 함부로 끼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