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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상하이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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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상하이처럼 변했다?

[기고]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다음 세대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 울음소리를 다시 들으며

필자는 몇 해 전 겨울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한 달 남짓 머물고 있었다. 그때 아침마다 너무 아름다운 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그 새를 황냐오(황조, 黃鳥)라고 불렀다. 우리가 말하는 꾀꼬리인데, 우리 꾀꼬리와는 좀 다른 울음소리였다.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울음소리였다.

그런데 이번 여름 아침 일찍 출근한 사무실에서 바로 상하이에서 들었던 그 아름다운 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마냥 반가워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꾀꼬리는 여름 철새다. 상하이에서 들었던 꾀꼬리 소리를 서울에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서울이 이미 상하이처럼 무더운 아열대 기후가 되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집에서 화분으로 키우는 자스민의 잎에는 곰팡이가 계속 피어난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상하이 유학 시절, 여름이 되면 며칠 간 장롱에 넣어두었던 이불에 곰팡이가 가득 피었었다.
서울 날씨는 이미 상하이를 너무 닮아가고 있다.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다음 세대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몇 달 전 필자는 출근길에 가지치기를 지나치게 많이 해 앙상해진 가로수들을 목격했다.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냈더니 해당 구청 측은 정상적인 가지치기 업무로서 해당 가로수들의 생육 상태는 양호하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가지치기를 했던 그 나무들 중 한 그루는 결국 죽고 말았다.

지자체마다 입만 열면 '녹색도시'를 강조한다. 그런데 서울 신촌로터리 주변의 한 공원은 어느 틈에 민간에게 불하돼 그 자리에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 공원이 하루아침에 상업시설로 변한 것도 문제지만, 그곳에 있던 4~50년 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도 속절없이 베어지고 말았다. 녹색 파괴에 공공기관이 너무 열심이다. 최소한 공공기관만이라도 새 건물을 짓지 말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시내 곳곳마다 쉼없이 공회전하는 경찰버스가 너무 많이 주차되어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찰버스가 시내 도로변을 즐비하게 점령하고 있는 이런 모습들을 목격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사용이 과도한 나라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은 OECD국가 중 1위다. 그러나 정부든 민간이든 기후변화나 환경위기에는 경각심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더욱 위기다.

사람들은 밀면 열리는 출입문이 옆에 있건만 굳이 그 문은 이용하지 않고 열에 아홉은 모두 전기로 작동되는 자동문을 통해 출입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전력 사용이 너무 거리낌없다. 국민 모두가 전기밥솥을 사용하지만, 정작 그것이 전기 사용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이제 그만 우리의 관성과 습관을 바꿔야 한다.

이제 그만 우리의 관성을 바꿔야 한다

과도한 경쟁, 과도한 소비, 지나친 여행, 지나친 자녀교육......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스스로를 서서히 죽여가고 있다.

위기는 우리 바로 앞에 닥쳐와 있다. 지구는 결코 무한하지 않으며, 자연 역시 언제나 인내하지 않는다. 몇 년 사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미증유의 폭염과 폭우 그리고 태풍과 가뭄, 허리케인 등은 거대한 위기의 전조이다.

우리는 이제 그만 달려야 한다. 조금 더 자제해야 하고 절약해야 하며 성찰해야 한다. 이 길이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다음 세대와 이 지구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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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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