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테러 위협으로 서방 주요 국가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알-카에다 조직원이 탑승했다는 소식에 따라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는 등 긴장 상태가 지속됐다.
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과 미군간 격렬한 교전이 발생, 사상자가 1백여명 이상 발생했으며 친미정책을 고수해온 파키스탄 대통령은 암살 공격을 연이어 받는 등 지구촌은 성탄 연휴답지 않게 피로 얼룩졌다.
***파리-LA 에어 프랑스 운항 전격 취소, 의심사항 발견못해**
24-25일(현지시간) 테러 위협으로 극도의 긴장 상태를 늦추지 않고 있는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발하려던 프랑스 파리 발 에어 프랑스 6대가 알-카에다가 이들 항공기를 이용 지난 9.11 테러와 유사한 공격을 시도하려 한다는 미국 측의 정보에 따라 취소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조치는 프랑스 외교부, 내무부, 교통부가 미국의 정보에 따라 긴급회의를 가진 이후 내려졌다. 이 회의 결과에 따라 장-피에르 라파엥 프랑스 총리는 이들 에어 프랑스 소속 비행기의 운항 취소를 전격 결정했다.
하지만 극도의 테러 공포 속에 내려진 이번 조치와 관련, 프랑스 정부 관리들은 탑승 예정 승객들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했으나 테러 단체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전혀 찾지 못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경찰 당국도 “어떤 의심스런 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으며 체포된 자나 구금된 사람, 압수된 물건은 전혀 없다”고 말했고 프랑스 반테러 조사국도 “사법 당국이 조사를 결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인정했다.
이날 미국 당국이 긴급 비행 취소를 요청한 배경은 탑승객 가운데 한 명이 알-카에다와 연관된 인물로 의심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조사결과 비행면허를 소지한 이 튀니지인은 프랑스가 아니라 튀니지에 머물고 있었으며 프랑스의 반테러 인물 목록에도 올라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에어 프랑스 대변인은 26일에는 정상 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각국, 전투기 배치 등 극도의 긴장감 속 연휴 보내**
<사진 미국>
이날 비행취소 사건은 한바탕 소동으로 끝났지만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주요 서방 국가들은 여전히 극도의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 주요 유럽 국가들은 연말연휴기간동안 테러 위협에 따른 경계 지표를 높였으며 프랑스는 전투기를 배치하기도 했다. 영국 경찰은 런던 소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 트럭 등 대형 차량으로 둘러싸고 무장 경찰이 주요 지역에 배치돼 보안 경계를 강화하는 등 극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했다.
미국도 연휴기간동안 항공편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양국의 전투기들이 고도의 테러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북미항공사령부(NORAD) 대변인이 밝혔다.
***이라크 바그다드, 연휴기간동안 잇따른 공격 받아**
테러를 우려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서방 국가들에서는 그나마 무사히 성탄연휴를 넘겼으나 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과 미군과 치열한 교전이 발생, 성탄 연휴가 피로 얼룩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저항세력들은 성탄연휴기간 동안만 바그다드에서 미군 사령부와 각국 대사관을 노려 12발 이상의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감행했다. 아직 사상자에 대한 정확한 발표는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경고 사이렌이 미군 사령부 주변에서 계속해서 울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군 관계자도 그린존 구역 근처에 로켓포 3,4발이 떨어졌다고 확인했다.
상당수 외국인들이 머물고 있는 바그다드 도심 셰라톤 호텔에도 24일, 자동차 두 대에 타고 있던 무장 요원들이 60mm 박격포를 발사한 데 이어 25일 또다시 공격이 이어졌다. 호텔을 겨냥했던 포탄은 그러나 비껴가거나 일부 창문만 파손시키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 저항세력은 호텔 경비를 맡고 있던 이라크 시설물 경비대의 대응 사격을 받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알-하얏트 호텔에도 로켓 공격이 이어졌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저항세력은 또 이라크 내무부 건물에 대해서도 로켓을 발사했으나 목격자들은 이 로켓은 건물을 비껴 도로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군 4명 사망 등 1백여명 사상자 발생**
<사진 바그다드>
하지만 미군 피해는 이날도 이어졌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가장 격렬한 공격을 받은 미군은 24일 오전 바그다드 서쪽 사마라 인근에서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져 미군 병사 3명이 숨진데 이어 이날 바그다드에서도 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군인 1명도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 바그다드 북쪽 바쿠바에 있는 미군 기지도 박격포 공격을 받아 미군 8명이 부상당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밝혔다.
또 북부 쿠르드족 관할 지역인 이르빌에선 내무부 청사가 트럭 자살폭탄 공격을 받아 범인 1명을 포함, 이라크 민간인 5명이 숨지고 1백1명이 부상당했다.
저항세력들은 양일간 미군만 공격한 것이 아니라 각국 대사관에도 공격을 시도했다. 바그다드 주재 이란 대사관과 터키 대사관, 독일 대사관 등이 공격을 받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 대사관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터키 대사관 벽에 구멍이 뚫리고 창문이 깨졌으나 그밖에 별다른 큰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저항세력들의 공격에 맞서 미군도 저항세력 체포작전을 이어갔다. 미군은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무쇠장악’작전에 나서 대대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곳곳에서는 총격전 소리와 헬기의 굉음 소리들이 이어졌다. 이번 공격에서 미군측은 저항세력 용의자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 11일만에 다시 암살 공격 받아**
성탄연휴기간동안의 공격은 이라크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에서도 이어졌다. 페레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노린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경찰관 2명을 포함, 14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고 파키스탄 내무부 말을 인용, AP통신이 보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을 노린 테러는 11일 전에도 발생한 바 있다.
전날 올해 말까지 군사 총수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힌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공격으로 부상당하지는 않았으나 이슬람 급진주의 운동단체들에 맞서 권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통신은 분석했다.
이날 공격은 폭발물을 실은 2대의 차량이 무샤라프 대통령 차량행렬이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위치한 라왈핀디시를 통과한 직후 폭발해 발생했으나 대통령이 탄 차량은 앞 유리창만 약간 손상됐다고 셰이크 라쉬드 정보장관이 밝혔다.
4성장군 출신으로 지난 1999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무샤라프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의 지지를 받아왔으나 그동안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협조하는 친미정책을 펼쳐 강경 이슬람 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격 주고받아**
<사진 팔-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공격을 주고받아 2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5일 이스라엘 무장 헬리콥터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차량 1대를 겨냥, 미사일 2대를 발사 이슬람 급진단체 군사지도자 1명을 비롯 팔레스타인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병원 소식통을 인용,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공격은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 모크벨 하미드를 노린 것으로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도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연쇄 테러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이슬람 지하드 고위 간부가 탄 차량을 발견, 공격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공격이 있은 지 몇분 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공격이 이어졌다. 이번 자살 폭탄 공격은 지난 10월 4일 자살폭탄 공격이후 거의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날 공격으로 적어도 3명이 죽고 10여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경찰측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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