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했던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별도의 만남을 가지지 않고 귀국했다. 다만 왕이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친서를 전해 향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시사했다.
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4일 왕이 부장이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왕이 부장을 만났다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보내는 따뜻한 인사와 훌륭한 축원을 전하여 드릴 것을 리수용 동지에게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여기에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이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에게 보내는 친서도 포함돼있었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번 방북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및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인 점을 감안, 오는 10월 6일을 전후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또 10월 1일 중국이 건국 70주년을 기념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시기를 전후해 김 위원장의 방중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신문은 리수용 부위원장이 왕이 부장에게 "외교관계설정 70돌을 맞이하는 올해에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승화 발전시킬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왕이 부장 역시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지난 70년 간 역사적시련을 이겨낸 공동의 귀중한 정신적 재부"라고 했다면서 "쌍방 공동의 노력으로 중조 친선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켜나감으로써 중조친선의 밝은 앞날을 안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해 양측 수교 70주년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염두에 두고 왕이 부장과 직접 만남을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왕이 부장을 만나며 북중 간 친선을 과시하는 것이 불편하게 보일 수 있는데, 실무협상을 두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굳이 이런 모습까지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2일 북한에 도착한 왕이 부장은 2박 3일 일정으로 리용호 외무상 등과 면담을 가진 뒤 4일 리수용 부위원장 면담을 마지막으로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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