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공공운수노조가 3일 경비, 급식, 청소 등 800여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합의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화 정책 대상 사업장에서 사측이 자회사를 추진하던 중 이를 뒤집고 직접고용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합의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614명은 11월 1일 직접고용으로 전환된다. 서울시가 서울대학교에 운영을 위탁한 보라매병원에서 일하는 200여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직접고용으로 전환된다. 서울시 소속 기관의 경우 정원이 조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환되는 노동자들은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던 단체협약과 이에 따른 복리후생을 모두 적용받는다.
서울대병원분회가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009년 간접고용 노동자를 처음 노동조합으로 조직한 이래 꾸준히 직접고용을 요구해왔다. 2018년에는 직접고용 요구를 걸고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공동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합의 배경에 대해 "간접고용으로 비용을 절감해 돈벌이를 하는 것이 아닌 공공성이 서울대병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노사 공감대가 있었다"며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제대로 역할하려면 업무 단절과 책임 방기를 불러온 외주화를 중단하고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주장에 지난 5월 새로 취임한 병원장이 공감하며 오늘 합의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태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분회 분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냈을 때를 상기해보면, 정부가 최대 사용자로서 외주화를 남발해 사회양극화를 초래한 데 대한 반성이 있었다"며 "지금 자회사를 두고 다투고 있는 다른 공공기관에도 서울대병원 사례가 선한 영향력을 미쳐 차별을 바로잡는다는 애초 취지에 맞게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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