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활발한 성장세를 보인 중국 경제는 특히 자동차 산업과 휴대전화 시장 등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에서 새로 부상하고 있는 산업분야에 거품이 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재고 물량이 4천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공급과잉에 따라 생산 기업이 존속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시장은 우리나라의 주요수출시장이기도 해, 만약 거품이 꺼질 경우 우리나라 수출경제에도 적잖은 암운을 드리울 전망이다.
***휴대전화 생산량 가운데 4천만대 공급과잉**
중국 동방조보(東方早報)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내의 휴대전화 생산대수는 1억5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가운데 4천만대 가량이 공급과잉으로 재고로 쌓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생산 기업이 존폐의 기로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보산업부에 따르면, 금년 10월말까지의 휴대전화 생산대수는 1억3천7백만대로 올 한 해를 기준으로 하면 1억5천만대에서 1억8천만대까지 생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출되는 물량은 금년 9월말 시점으로 6천3백만대이며 지난해 성장세를 기준으로 하면 올 연말까지 8천만대가 수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대수에서 수출물량을 가감하면 7천만대에서 1억대 정도가 남는데 중국내 휴대전화 소비시장 규모는 6천만대로 분석되고 있어 시장규모로 단순 계산하면 1천만대에서 4천만대가 공급과잉상태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3.4분기 판매량은 1천8백49만대이고 시장규모는 3백3억8천만 위안(약 4조원)에 이르는 등 고속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생산물량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밖에 금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동안 중국이 수입한 휴대전화대수는 1천1백83만대에 이르러 중국 휴대전화 시장은 완전 공급과잉 상태다.
***“공급과잉으로 기업 수익구조 악화, 업계 붕괴가능성”**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중국 휴대전화 생산 기업의 도산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휴대폰 생산업체 필립스의 한 관계자는 “중국내 휴대폰 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업계 전체가 휴대폰 덤핑 상태로 몰릴 것”이라고 신문에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는 어느 한 기업만의 전망이 아니다. 또 다른 중국 휴대폰 생산업체인 시멘스사의 류수지(劉樹基) 사장도 “이미 업계 붕괴 조짐이 보인다”면서 “시멘스사도 부가가치가 낮은 흑백 액정 디스플레이 휴대전화부터 생산 라인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량의 재고 물량으로 인해 휴대전화의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1대에 6,7만원 하는 휴대폰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는데 이 정도 가격은 예전 가격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업체의 이윤도 줄어들고 있는데 1대 판매해 6백50원정도 밖에 이익이 안 남는 꼴이다.
개인 기업뿐만이 아니라 업계 전체로 비교해서도 수익구조가 상당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년 3/4분기 총이익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볼 때 10% 포인트 이상 하락했는데 매 분기마다 2~2.5% 정도 총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휴대전화 산업구조, 중국 경제구조의 취약성 드러내”**
현재 중국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제조하고 있는 기업은 외자기업과 국내기업 합쳐서 약 40개사인데 이들이 생산하고 있는 휴대전화 종류는 6백여종에 이르고 있다. 휴대전화 재고물량과 기업의 수익구조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재고물량이 더욱 넘쳐날 것으로 보이는 2004년도에는 외자기업과 국내기업 가운데 각각 6개 회사만이 생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까지 하다.
이런 모습에 대해 전세계의 거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시장이지만 과잉투자나 공급과잉에 따라 기업이 퇴출되는 구조는 아직까지도 중국 경제 구조가 취약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하기도 했다.
동아시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 ‘덕’에 겨우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중국특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보다는 여러 가지 중국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까지 마련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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