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오는 25일께 항공 자위대 선발대를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끌고 있는 내각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파병 반대여론이 작용한 결과다.
***고이즈미 총리 내각 지지도, 59%에서 41%로 급락**
일본 아사히신문이 일본 정부가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기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천8백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긴급 전화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41%로 나타나 지난 11월 조사 때의 47%보다 6% 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지지율은 지난 9월 2차 내각 출범 직후의 59% 보다는 18% 포인트나 급락한 출범후 최저 수치다.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이렇게 급락한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비율은 지난 11월 37%에서 41%로 높아져 지지한다는 응답비율과 같아졌다.
또 이라크에서 자위대원들이 전투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90%에 이르렀으며, 고이즈미 총리가 자위대 파견 기본 계획 발표 직후 설명한 파견이유에 대해서도 64%가 ‘납득할 수 없다’고 응답했고 단지 23%만이 ‘납득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자위대 파견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응답비율이 55%로 ‘찬성한다’는 비율 34%를 크게 웃돌았다.
내각 지지도와 자위대 파견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자위대 파견에 찬성하는 응답자 가운데서 70%가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반면, 자위대 파견에 반대하는 응답자 중에서는 20%만이 ‘내각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60%에 달해 고이즈미 지지도 급락이 파병결정에 크게 영향 받은 것임이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관련,“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대응에 대한 불만이 내각 지지율의 하락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문제 관련 결정,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
고이즈미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들이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정책적인 이유’로 26%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9월 조사 때의 16%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어서 고이즈미 내각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 가장 강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이즈미 내각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내각이 '가장 잘못하고 있는 분야'로 25%가 외교-국방 정책을 꼽아 지난 8월의 18%보다 크게 상승했다.
정당지지율에서는 자민당이 31%로 지난 총선 직후의 34%보다 3%포인트가 또다시 하락해, 민주당 지지율 24%와의 격차가 한층 좁혀졌다.
***일본 정부, 오는 25일께 항공 자위대 선발대 파견할 듯**
고이즈미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이같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는 25일께 항공 자위대 선발대를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에 파견할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이시바 시게루 방위청 장관은 오는 18일을 전후해 이라크에 파견하는 자위대의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포함시킨 실시 요령을 확정하고 항공자위대 파견 명령을 즉시 내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발대들은 20~30명의 연락조정요원들로 현지에서 내년 1월 중순 쿠웨이트에 파견할 것으로 보이는 C-130 수송기 부대를 맞이할 준비를 주요 임무로 할 것으로 보인다.
실시요령에는 항공 자위대뿐만이 아니라 육상 ,해상 자위대의 활동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립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이 육상 자위대와 육상 자위대의 장비 등의 수송을 담당할 해상 자위대의 파견 명령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연초 이후에 현지 치안 정세를 보면서 판단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육상 자위대와 해상 자위대의 파견 날짜에 대해서는 실시요령에 ‘방위청 장관이 정한 날’이라고 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며 “파견 기간의 종료일은 기본 계획과 같이 2004년 12월 14일까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총리가 ‘무기, 탄약의 수송은 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따라 수송 임무에는 ‘무기, 탄약은 제외한다’고 첨부할 방침”이며 “활동지역에 대해서는 ‘기본 계획으로 정해진 범위에서 비전투지역’ 등의 표현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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