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가 수상식장에서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저지른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인 것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에바디, 이라크전쟁 일으킨 미국 강하게 비난**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벨 평화상을 받는 자리에서 “과거 2년간 어떤 국가들은 9.11 테러와 국제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구실로 국제법과 인권을 유린했다”며 미국을 강력 비난했다.
에바디는 노벨 평화상 수상식 전날에도 오슬로 노벨연구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가 다른 나라를 군사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어떤 종류의 군사 공격도 무용하고 무가치하며 공허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녀는 이어 “민주주의란 이름 하에 내 조국을 군사 공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도 말해, 이란을 '악의 축' 국가중 하나로 규정한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그녀는 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국제여론에 귀를 귀울여 전후 이라크 복구 과정에서는 유엔에 의미있는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촉구했다.
***“유엔 결의안, 이스라엘과 이라크에서 다르게 적용”**
이날 에바디는 유엔의 결정이 선택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녀는 이스라엘과 이라크에 적용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다른 방안들에 대해서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가운데 어떤 것은 구속력을 갖고 다른 결의안은 전혀 구속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과거 35년간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관해 내려진 수많은 유엔 결의안들은 적절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반해 과거 12년간 이라크 국민들은 전쟁을 겪고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경제 제재는 물론 이제는 군사적인 점령상태에 놓이게 됐다”며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미국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날 에바디는 또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수용돼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문제제기 했다. 이들 조직원들은 현재 “제네바 협약과 국제인권헌장 등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바디, 이란의 민주주의와 인권위한 투쟁으로 평화상 수상**
이란 여성으로서는 물론, 이란인으로서도 첫 노벨상 수상자인 에바디는 1974년 이란 사상 첫 여성 판사로 임용됐으나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법복을 벗어야 했다. 그녀는 그후 여러 차례 투옥을 무릅쓰고 민주주의와 여성, 어린이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해 왔다.
이번 노벨상 수상도 이란에서 인권과 여성들의 권리를 향상시키려 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그녀의 노력에 대한 인정이라 할 수 있는데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 국가라고 선언한 이란출신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이날 에바디는 "여성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라며 이란과 이슬람권 여성들에게 그들의 권리를 위해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에바디는 머리수건(히잡)을 안쓰고 나와 살해위협까지 받는 등 보수파들의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여성들은 법적으로 히잡을 써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이란 공영 방송은 노벨상 수상 소식을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히잡을 착용한 에바디의 사진만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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