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 과정에 연루된 혐의로 긴급체포된 서정우(60) 변호사는 이회창 대선후보와는 개인후원회(일명 부국팀) 부회장을 맡을 만큼 각별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지난주 서정우 변호사에 대해 개인후원회장을 지낸 이정락 변호사와 함께 출국금지를 시켰고, 이 사실을 이회창 후보와 서 변호사 자신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서 변호사를 출국금지시킨 데 이어 전격체포한 것은 서 변호사가 그만큼 이 후보의 최측근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병풍-세풍 전면에 서 변호**
이 전 후보의 경기고 8년 후배이자 법관 후배로 사적.공적으로도 막역한 친분이 있는 서 변호사는 대선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이 전 후보의 법률고문으로 영입돼, 각종 폭로공세와 언론보도 등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전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회원숫자만 35만명에 달할 정도로 조직이 방대했던 개인후원회 일명 '부국팀'의 부회장을 맡았던 서 변호사는 당시 당내에서 "비정치인이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이 대단한 인물"로 꼽혔었고, 그는 후원회에 속한 교수 등 각계인사들의 정세 분석 및 전략보고서를 수렴해 이회창 후보에게 직보하는 역할을 할 정도로 이후보의 신뢰가 두터웠던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서 변호사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소위 `병풍'이 재점화되면서 이 전 후보의 아들 정연씨 신검부표 파기 등 병적 기록상 하자 여부가 쟁점으로 등장하자, 직접 검찰 기자실을 찾아 해명하는 열성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날자가 뒤죽박죽된 다른 병역면제자들의 병적 기록표 사본을 여럿 제시하며 기입된 날짜와 변조와는 아무런 인과간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앞서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주도로 기업들에게 선거자금을 모은 혐의인 `세풍' 사건에서 이 전 후보의 동생 회성씨 등에 대한 변호와 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에 유용한 혐의인 `안풍' 사건의 변론을 담당하는 등 한나라당 관련 사건의 변호인으로 자주 등장했었다.
서정우 변호사는 최돈웅의원의 SK비자금 1백억 수수사건이 터졌을 때도"이 전 후보는 맹세코 돈을 직접 받는 분이 아니다"며 "돈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검찰에 전격체포되면서 코너에 몰리게 된 셈이다.
***서울법대 수석졸업한 이회창 법조사단**
43년 서울 태생의 서 변호사는 61년 경기고에 이어 65년 서울대 법대를 수석졸업했으며, 66년 6회 사법시험에 합격, 71년 대전지법 판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 변호사는 이후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93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창립멤버였던 서 변호사는 재작년 1월 법무법인 한미와 합병을 통해 광장이 국내 4대 로펌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는데 일조했으며, 현재 광장의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2000년 대법관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던 서 변호사는 서극형 변호사에 이어 대를 이은 법조 가문을 이뤄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법조계 등지에서는 서 변호사에 대한 이회창 후보의 남다른 신임과 이후보가 남달리 '법조인맥'을 선호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이후보가 당선되면 법무장관 또는 청와대 요직으로 기용될 게 확실하다며, 그와 연을 맺으려는 인사들이 즐비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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