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인 이라크 방문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이제 이라크전 결과에 달렸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가 내린 진단이다. 이 신문은 부시의 '깜짝쇼'의 결과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이번 방문으로 부시 대통령의 정치생명은 좋든 싫든 이라크전 결과에 보다 밀접하게 묶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 어떤 이미지 만들지 아직 미지수"**
워싱턴 포스트는 28일(현지시간) 분석 기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전격적인 이라크 방문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미 육군복을 입고서 '연출'된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가 강력한 지도자 상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허장성세로 비추어질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라크인들 또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라크인들이 부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해 미국이 저항세력을 제압하고 이라크에 다시 질서를 회복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부시 대통령이 타고 있던 미 공군 1호기가 불빛을 모두 끄고 극비리에 방문했고, 부시 또한 요새화된 군사시설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라크의 안보 상황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임을 미국인들은 다시 한번 절감했을 것이라는 게 이 신문의 지적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시드니 블루멘털도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미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의 정치생명, 더욱더 이라크전 결과에 달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WP는 분석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라크를 방문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좋든 싫든 더욱더 이라크전 결과에 정치적 생명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부시의 이라크 방문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으로 인해 부시 행정부가 명확한 출구전략 없이 미국을 이라크에서의 외로운 점령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지지자들은 "해외에 나가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한 이번 방문은 절대적으로 타당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들 양측 모두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은 이제 더욱 이라크전 결과에 달려있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요컨대 부시가 이라크전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올인'했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의 '깜짝쇼'에 대해 리치 본드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도박에서) 내기 돈을 더 높이는 행동"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포커를 할 때 상대방이 승복을 안 하고 계속 따라올 때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기 돈을 올리는 것"인데 부시 대통령의 전격적인 이라크 방문은 바로 민주당 등의 비판과 수렁에 빠진 이라크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기 돈을 높이는 행동'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이라크 무장세력이 부시의 '올인'에 겁을 먹고 수그러들지, 아니면 더욱 강도높은 맞배팅으로 나올지 앞으로 예의주시할 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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