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패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엔을 즉각 복귀시켜 이라크 재건사업을 주도케 해야 하고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의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시아파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라크 미군연합임시행정처(CPA)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또 이 보고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세가 나날이 거세지면서 이라크 전역이 위험지대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잇어, "이라크는 바그다드를 제외하고는 안전하다"는 이라크 국회조사단 다수의 주장이 허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게 가장 강력한 적은 평범한 이라크인의 분노"**
국회 이라크조사단원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송영길 의원은 27일 영국의 `글로벌리스크 스트래터지스(Golbal Risk Strategies.GRS)가 CPA의 의뢰를 받아 이라크 전역에 1천여명의 조사요원을 투입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2일 작성한 <전략적 이라크 평가>라는 제목의 영문 보고서를 공개했다.
A4 31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유엔이 이라크에 즉각 다시 들어가지 않으면 CPA는 장기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저항세력이 유엔의 재진입을 막고 시아파가 CPA에 대한 인내심을 잃게 되면 CPA는 실패할 확률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작금의 이라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유엔을 즉시 이라크에 복귀시켜 합법적인 다국적 평화유지활동을 전개하도록 해야 하고 ▲이라크인들의 기본적인 생활여건과 치안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한 획기적 변화를 통해 시아파를 동맹세력으로 묶어둬야 하며 ▲IGC의 권한을 강화해 이라크인들에게 IGC가 CPA의 꼭두각시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한편 ▲미국에게 가장 강력한 적은 평범한 이라크인의 분노로, 이라크인들은 점차 미국인들에게 적대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현상황을 '저항상태'로 인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등 4개항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이라크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CPA의 임무가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항세력들의 공격형태를 ▲군인과 군시설에 대한 공격 ▲송유관 등 핵심 기간시설에 대한 사보타주 ▲외국관련 시설 등에 대한 폭탄테러와 암살등 3가지로 분류하고 지난 7월 4백88건이던 공격횟수는 8월 5백7건, 9월 6백22건, 10월 9백85건, 11월 1천12~1천78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또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20번의 폭탄테러와 3번의 미수사건이 있었으며 주요인사에 대한 13번의 암살과 3번의 미수사건이 있었고 특히 이중 7건은 지난 1일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영길 "전투병 파병 반대", 정진석 "사설 경호업체 작성문건에 불과"**
보고서를 공개한 송영길 의원은 "현지 미군관계자들도 초기 자신들의 군사적 대응이 실패했다는 점을 자인하면서 하루빨리 민사작전 위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현재의 미-영 다국적군을 유엔평화유지군으로 전화시키는 것이 이라크 주민들의 호응을 받는 재건활동에 필수적"이라며 파병되는 한국군도 재건부대 위주로 짜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대해 전투병 파병을 주장하고 있는 자민련의 정진석 의원은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영국의 한 사설 경호업체가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통계자료는 신뢰할 수 있으나 전체적인 평가는 취사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사단원들의 대체적 생각이었다"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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