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음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 북한이 핵폐기 선언을 하면 미-영-중-불-러 등 핵보유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4단계 과정을 거쳐 북한의 핵을 폐기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북한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26일 잇따라 보도했다.
***미, 북핵폐기 4단계 해법 마련**
요미우리 신문이 미국 정부 관계자 말을 빌어 전한 바에 따르면, 이같은 4단계 북핵 폐기안은 지난 18일 일본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국무차관보가 일본 외무성 관계자에게 최초로 전달했다.
미국이 마련한 4단계 북핵폐기 프로세스(과정)는 (1) 비밀리에 진행돼온 고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과거의 핵개발 실태의 전면적 공개 (2) 재처리에 착수한 8천여 폐연료 등 핵관련 물질의 국외 반출후 해체 (3) 핵연료 재처리시설 등 원자로의 완전 해체 (4) 미-영-불-중-러의 핵전문가들에 의한 사찰로 이뤄져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정부 관계자 말을 빌어 "러시아가 이미 북한핵을 러시아 자국내로 옮겨 해체하는 작업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미 국방부도 과거 구소련의 핵을 러시아로 옮겨 해체했던 방식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5대 핵보유국은 지난 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비밀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한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하자 94년 IAEA를 도와 남아공의 핵폐기 및 검증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교도통신도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빌어, 미국이 수립한 4단계 북핵폐기 과정을 (1) 북한이 핵시설과 저장고, 이미 제조한 핵탄두 등 핵폐기를 위한 필요한 정보의 공개 (2)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북한 재입국과 핵사찰 수용 (3) 미-영-불-중-러 등 5대 핵보유국 전문가들의 입회 가운데 핵프로그램의 실제 폐기 (4) 플루토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과 관련 설비의 북한외 반출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 보도와 순서는 약간 다르나 큰 흐름에서는 동일한 내용으로 보인다.
***북한 수용여부는 불투명, 거부시 북핵문제 안보리 상정**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폐기가 시작된 뒤에야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면서 "만일 북한이 농축 우라늄시설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대북 안전보장 조치의 실행도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와 관련, "이같은 미국측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며 "북한이 거부할 경우 '안전보장'을 문서화하는 것도 힘들어질 게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관계자 말을 빌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에 의한 핵폐기안에 북한이 비타협적 태도를 보일 경우 미국은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하기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미국이 여전히 북핵문제의 안보리 상정을 검토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당초 한국과 일본을 북핵폐기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라는 이유로 배제시키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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