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불러도 그리운 ‘어머니’처럼 건강한 식(食)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세종지역에서 전통음식 연구가로 이름을 알린 김정미 한국향토음식문화연구원장이 (사)대한민국 전통음식 총연합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를 개원한다.
우리 것을 으뜸으로 여기는 김 회장은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우리 고유의 참맛이 우러나오는 맛깔스런 손맛을 전수한다.
김 회장이 전통음식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어머니’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세종시 부강면이 고향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으로 손님 치르는 일이 잦았던 그녀는 “그때마다 떡을 만들어 대접하던 어머니가 계셨었다”고 회상했다.
늘 살림만 하던 어머니였지만 지금도 그 ‘떡 맛’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다. 바로 ‘어머니 손맛’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어머니는 늘 음식하고 집안일만 하셨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 ‘어머니처럼 살지 말아야지’하고 제가 시작한 일이 전통음식 배우는 일이예요.”
1996년 어느 잡지책에서 서울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주소를 오려 둔 그녀는 전문적으로 전통음식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새벽 6시, 부강역에서 경부선을 타고 2시간을 달려가 지하철을 갈아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 3~4일씩 5년간 전통음식 만들기에 공을 들였다. 음식을 만들더라도 이 분야 전문가가 되겠다는 그녀의 목표는 뚜렷했다.
“올해로 음식 연구한지 23년 째 인데 한식의 기본인 떡, 한과, 병과, 궁중음식, 장류, 술, 차 등 관련분야에서 딸 수 있는 자격증은 모두 땄어요. 둘째아이를 업고 장 담그는 법을 배우러 전라도까지 간 적도 있고, 특강을 들으러 전국을 다 돌아다닌 것 같아요.”
그녀는 한국전통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을 통해 계속해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해 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통음식에 대한 매력에 빠져 한식요리개발에도 나섰다.
‘세종조치원 복숭아축제’에서 60여 가지 이상의 복숭아 요리를 선보였는가 하면 ‘나라꽃 무궁화 세종축제’에서는 무궁화 꽃을 재료로 한 7첩 반상을 차려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식의사 자격증을 추가했다. 먹는 걸로 병을 고치는 분야다. 붉은색은 심장, 노랑은 위, 초록은 간, 검정은 신장·콩팥, 흰색은 폐·기관지 등 음식의 색깔별로 신체 각 부위에 이로운 효능을 발휘한다. 이처럼 다양한 색의 재료를 사용해 이로운 음식을 만드는 연구에도 도전했다.
그녀는 오는 23일 세종시 나성동에 (사)대한민국 전통음식 총연합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를 열어 한국전통음식요리를 전수한다. 112㎡(옛 34평) 규모의 실습실로 요리를 배워 만들어 먹으며 소모임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가족끼리 먹고 싶은 음식이나 생일상을 미리 주문해 함께 먹을 수도 있다.
김 회장은 “오는 11월에는 ‘제1회 떡 제조 기능사’가 자격시험이 치러진다”며 “올해 처음 생긴 국가고시 기능사 자격증인 만큼 미리 수강생들에게 시험에 대비해 수업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요즘 편의점이나 가까운 마트만 가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다. 그래도 우리전통음식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건강한 음식인지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식은 ‘어머니 손맛’처럼 기억이고 추억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배운 전통음식을 더 쉽게 널리 알려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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