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21일 두 건의 상상밖 행위로 잇따라 비난의 도마위에 올랐다.
***지도에 '일본해' 표기**
과기부는 21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박호군 과기부장관의 대한상공회의소 조찬강연에서 참고자료로 '외국 R&D센터 유치 지원정책'(Policy to support the advancement of foreign R&D centers into Korea)이란 제목의 20쪽짜리 책자를 배포했다.
이 책자의 19쪽에 실린 지구 모양의 지도에는 비록 작은 글씨지만 동해가 일본해로, 국호는 정식명칭이 아닌 남한(South Korea)으로 표기돼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같은 어이없는 사태는 과기부가 책자를 만들면서 외국 지도를 그대로 싣는 과정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고의는 아니었다고 하겠으나, 과기부가 과연 지금 제 정신인가라는 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비판이었다.
***박호군 장관, "이공계 기피 과장됐다"**
이어 시작된 박호군 과기부 장관의 강연내용도 참석자들의 비판을 샀다.
박 장관은 심각한 사회문제인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 "이공계에 우수학생이 오지않는다는 문제는 언론에서 도와주려고 문제점을 많이 부각시키다 보니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면서 "실제로는 (이공계) 학생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우수학생도 상당히 많이 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 50여명이 의대.한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KAIST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6명 정도가 자퇴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1천여명의 학생 중 6명 정도가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늘 있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언론에서 자극적인 것을 찾아 전하다보니 이공계기피 현상과 관련된 위기의식이 과장됐다"며 이공계 기피와 관련된 위기감을 언론 탓으로 돌리고 , "단순한 숫자에 현혹돼 큰 문제가 있는 것 처럼 호들갑을 떨어 이공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낙담시키고 회의감을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공계기피 현상은 정부가 풀어준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국민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는 박장관 주장에 대해 과기부의 과학기술인력양성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교수는 질의를 통해 "이공계 기피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최소한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반박했다. 황 교수는 또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주인없이 군웅할거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면서 과기부가 교육부처와 '빅딜'을 해 과학기술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장관의 이같은 주장은 노무현정부 출범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벌어진 이공계 기피현상 토론에 수천명이 참여한 진지한 토론을 벌이며 해법찾기에 진력하는 등 재계와 학계 등이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를 위해 진력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과연 과기부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가 자체를 의심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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