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간의 노력까지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평화 경제'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의 협상에 의지를 보이면서도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함께 연이은 대남 비난 발언으로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도 말한 바와 같이 평화 경제는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며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의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간의 의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가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평화 경제' 구상을 강조한 데 대해 1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낸 담화에서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며 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미 간의 대화가 시작됐고 진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지금의 대화 국면은 그냥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제 터질 지 알 수 없는 고조됐던 긴장에 대한 우려와 때맞춰 열리게 된 평창올림픽의 절묘한 활용, 남북미 지도자들의 의지와 결단에 더해서 기적처럼 어렵게 만들어낸 것"이라며 "이 기회가 무산된다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만큼 남북미를 비롯한 관련 국가들과 우리 모두는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나가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한반도가 분쟁의 장소가 아닌 번영의 땅이 되어 우리와 북한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공동번영에 이바지하는 그 날을 향해 담대하게 도전하고 당당하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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