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약 일주일만에 또 다시 발사체를 발사했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남한에 대한 반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과 협상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16일) 아침,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어떤 발사체를 발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긴급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시작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발사와 관련, 발사 직후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7월 25일 이후 이번이 여섯번째다. 올해 들어서는 여덟번째 발사다.
가장 최근 발사는 지난 10일 진행됐다. 당시 북한은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스스로 "새 무기의 시험 사격"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의 잇따른 발사체 발사 배경에는 우선 오는 20일까지로 계획돼있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이와 관련된 남한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발사에 대해 11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담화를 통해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군사 훈련과 남한을 싸잡아 비난한 바 있다.
또 북한은 이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전날 이뤄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기도 해 발사체 발사에 남한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 이전에 몸값을 최대한 높여놓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미국의 유연한 태도를 기대했으나, 실제로 미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협상 직전까지 자신들의 군사적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또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이나 잠수함 탄도 미사일 등이 아닌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유도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나름의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재 결의안을 통해 금지하고 있는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면서까지 미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려고 시도하는 것 역시 이같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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