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거세지면서 이들이 점거 시위를 벌인 홍콩국제공항에서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충돌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시위대의 이틀째 점거로 마비됐던 홍콩 국제공항 업무는 14일 오전 재개됐으나, 시위대가 공항 점거를 재시도 할 수 있어 완전한 정상화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자 시위대는 항의 차원에서 12일부터 공항 점거 시위에 나섰다. 이를 진압하는 홍콩 경찰과 정면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대치가 격화되기도 했다.
홍콩 시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중국 정부가 군대 병력을 홍콩 국경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우리 정보기관이 알려왔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진정하고 안전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위터 글이 중국 병력의 새로운 움직임을 거론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을 재차 언급한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와 맥락을 같이 하는 언급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시위대와 중국 정부 양측에 원론적 수준에서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홍콩 시위는 중국 내부의 문제"라며 '불개입' 입장을 유지해왔다.
홍콩 시위에 거리를 둬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군 동향을 알리는 등 관련 발언을 쏟아내자 본격적인 개입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등 야당은 '민주주의의 보루'를 자처하는 미국 대통령답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보다 강력한 경고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타국에 대한 내정 간섭 비난을 야기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불개입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나와 미국 탓을 하고 있다"면서 "나는 왜 그런지 상상을 못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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