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는 아무 관련조차 없는 일식집과 라멘집 업주들은 물론 여행사와 항공사뿐만 아니라 제조·기계장비, 일본 수출기업들까지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종사자와 업체·기업을 이끄는 모두가 평범한 시민이자 국민일 뿐이다.
일본은 한국을 지난 2003년 아시아 유일의 화이트리스트(수출간소화국가) 국가에 지정했고, 양국은 아무 문제없이 자유로운 교역을 해왔다.
일본으로서는 한국이 전략적 물자 취급에 적합한 국가였기에 그들 스스로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지정했다.
그랬던 일본이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철저한 반성도 없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와 함께 명분 없는 경제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은 자발적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행동에 나섰다. 왜적이 몰려올 때 ‘봉홧불’ 무선통신으로 위기를 알리고 대응채비를 했던 것처럼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아베 내각은 부당한 경제제재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양국 국민을 대립·반목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노 재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의 대학교수들도 아베 내각을 향한 공동전선에 동참하고 나섰다.
경남지역 각 대학 소속 교수 80여명으로 구성된 ‘경남지식연대’(공동대표 최상한 경상대 교수·장동석 경남대 교수)는 12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도발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지식연대는 경남 및 국가 차원의 현안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책 발굴을 위해 지난 7월 25일 발족한 포럼이다.
경남지식연대는 “일본의 경제제재는 한국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임이 명백하다”며 “명분 없는 경제도발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지식연대는 또 “일본은 1965년에 맺은 한일협정의 유효성을 주장하지만 국가가 맺은 조약이 개인 청구권을 말소할 수 없다는 논거는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며 “국가가 개인 청구권을 말소할 수 없다는 것은 세계 보편적인 인식이자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인권보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반도체는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기에 식량처럼 온 세계인의 삶에 중요한 것”이라며 “일본의 제재조치로 인한 생산량 감소 우려는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명분없는 경제전쟁은 승자가 있을 수 없고 한국은 물론 일본과 세계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고통만 안겨줄 뿐이므로 경제도발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지식연대는 성명서에서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은 대한민국 내부의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아베 내각 대응 경제전쟁의 전선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경남지식연대는 “경남은 일본과 맞닿은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일본의 변화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경남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지자체 및 경제계, 노동계, 시민단체,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 고민하고 앞장서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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