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이 실질적인 규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놓은 발언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이후 한달 여 만에 반도체 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 신청을 처음으로 허가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더라도 과도하게 한 나라에 의존한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가 일부 품목에) 승인 허가를 낸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나머지 건에 대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고 대변인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어떤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을) 잠글지 알 수 없다"며 "현재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3개 품목에 대해 승인을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문 대통령 발언을 풀이했다. 그는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일본이 어떤 반응과 다음 스탠스를 취할지를 예의주시하며 그에 따라 우리도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오전 10시 30분부터 100분 동안 진행하며, 참석한 위원들에게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자문위원들은 문 대통령에게 중소기업 지원 확대, 인력양성, 신중한 지원의 필요성 등을 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신중한 지원'에 대해 고 대변인은 "대체로 지원금에 대한 것"이라며 "소재 부품 산업에 해당된다고 해서 무작정 주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 분석해가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단 이야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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