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시작된 위도 핵폐기물처리장 설치를 반대하는 부안 주민들의 촛불시위가 1백일을 맞았다. 부안주민들은 각종 문화행사와 대규모 촛불시위를 갖고, 위도 핵폐기물처리장 설치 반대의 결의를 다졌다.
***1백일째 촛불시위, "더 열심히 싸우자"**
11월 2일 부안 주민 7천여명은 부안읍 수협 앞 4거리에서 1백일째 촛불시위를 열고, 위도 핵폐기물처리장 설치 백지화를 촉구했다.
특히 촛불시위는 그간 1백일 동안 반대운동에 동참했던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전북 인터넷신문 참소리에 따르면, 무대에 나선 발언자들은 "1백일의 촛불시위를 통해, 우리는 핵에너지 정책의 문제점과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았다"면서 "새삼 느끼게 된 고향땅의 애정을 바탕으로 어떤 폭력과 억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도 "오늘 이 자리는 축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우자고 결의하는 투쟁의 자리다"라고 말해 식지 않은 부안 주민들의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결의를 보여줬다.
촛불시위에 앞서 '핵폐기장 백지화 범부안군민대책위'도 기자 회견을 열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촛불시위가 1백일째를 맞았다"면서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독특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저항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대책위는 "주민 동의 없이 결정된 핵폐기장 건설 계획은 원천 무효"라면서 "촛불시위는 핵폐기장 백지화 및 반핵 민주주의 투쟁의 직접적 동력으로 앞으로 더 큰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 종일 다채로운 행사 열려**
2일은 오전부터 하루 종일 1백일째 촛불시위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오전부터 주민 30여명은 부안수협 앞 도로 바닥에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반대를 염원하는 핵을 상징하는 노란색 폐기물 드럼통과 핵을 반대하는 촛불과 종이컵 등의 대형 그림을 그렸다.
초·중학생 40여명도 "아름다운 부안 핵폐기장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자전거에 꽂고 변산-부안수협 앞 10여킬로미터 구간에서 자전거 순례를 벌였다.
또 주민들은 부안군 14개 읍·면 단위로 수협 앞 도로 주변에 장터를 열어 음식을 나눠주고, 구속자와 수배자를 위한 바자회도 열었다.
특히 주민 1백50여명은 설치 미술가 최병수 씨가 깎은 높이 10미터 정도의 '반핵대장군'과 '반핵여장부' 장승을 부안 성당에서 수협 앞까지 옮겨 고사를 지낸 후, 수협 앞 인도에 설치했다.
장승을 세운 후, 주민들은 풍물 굿과 강강술래, 줄차기, 노래 공연, 반핵 영상물 시청 등을 통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무총리실 관계자 오전부터 상황 주시, 경찰은 3천여명으로 증원**
한편 최근 부안대책위와 대화를 시작한 국무총리실 관계자들도 오전부터 직접 현장에 나와 분위기를 살폈다.
또 경찰은 경비 인력을 14개 중대에 13개 중대를 증원해, 27개 중대 3천여명으로 대폭 늘렸다.
***부안 주민, "눈보라가 몰아쳐도 계속한다"**
대책위의 자평대로, 1백일 동안 매일 1천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녹색평론>을 발간하는 김종철 영남대 교수는 10월 15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부안 주민들의 반대 운동을 "세계사적 의미를 가진 사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부안 주민들은 참여정부에게 진정한 '참여의 정신'을 몸소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눈보라가 몰아쳐도 촛불시위 자리에 꼭 나오겠다"는 것이다.
1백일째 촛불시위를 치룬 부안 주민들은 이제 1백1일째 촛불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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