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이슬람 저항세력이 이라크로 집결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무장세력이 경고했던 '저항의 날'이 미군에게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 미군 헬기가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격추돼 미군 15명이 사망하는 등 저항의 날 이틀 동안 미군 22명이 사망하고 미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규모가 이제는 조직화돼 전면전을 방불케하고 있어 미국은 큰 충격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다.
***"유럽과 중동지역 젊은 이슬람교인들, 성전위해 이라크로 몰려들고 있어"**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반테러리즘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 "유럽과 중동지역의 젊은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오사마 빈 라덴과 다른 무장세력들의 호소에 호응해 성전을 벌이기 위해 미군이 주둔중인 이라크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들이 알 카에다나 다른 테러단체 지도자의 통제아래 있는지, 지난주 바그다드의 동시다발테러에 이들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지난 여름 이후로 수백명의 이슬람 젊은이들이 시리아와 이란 국경을 통해서 속속 이라크에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달에 이라크에 머물렀던 한 고위 영국 관리도 "이라크에서 잡힌 외국 젊은이들은 시리아와 레바논,예멘 및 북부 아프리카 출신들이었다"며 "이들 지역의 젊은이들은 모두 반미, 반영 구호에 따라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슬람 젊은이들의 움직임은 이슬람권 국가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수십명의 중간층 이슬람교인들이 알카에다의 호소에 동조, 이라크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체첸에서도 이슬람권을 위해서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이제 이라크로 향해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럽 반테러리즘 조직의 고위 관계자는 "어느 누구도 이슬람 교인들에게 유럽에서 이라크로 향하라고 조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이는 새로운 현상의 시작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 반테러리즘 단체는 또 "현재 이라크에는 15개 정도의 테러군사단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들은 알 카에다와 느슨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헬기 저항세력 공격으로 격추 15명 사망. 단일 사망사고로는 최악.**
이처럼 전세계 이슬람 저항세력이 이라크로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저항의 날'인 지난 1일과 2일에는 미군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감행돼 미국에 치명타를 가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라크 미군 대변인인 윌리엄 달리 중령의 발표 내용을 인용, "2일 50여명의 미군을 태운 치누크 수송헬기가 팔루자 근방에서 이라크 저항세력의 미사일에 격추돼, 미군 15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단일 공격으로 미군 15명이 사망한 것은 이라크전 기간을 통틀어 최대사망자수인 동시에, 하루동안 사망자수로는 지난 3월23일 28명이 숨진 이후로 최악의 기록이다.
이날 공격은 미 82 공수사단 소속 CH-47 치누크 수송헬기 두 대가 휴가병들을 태우고 바그다드 국제공항(전 사담 공항)으로 향하던 중 그 중 한 대가 바그다드 서쪽 약 64km 떨어진 팔루자 남부 마을 하시에서 헬기 뒷부분이 미사일에 맞아 옥수수밭에 추락해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발사된 2대의 미사일은 견착식 대공미사일로 보이며 나머지 한대에도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으나 비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관계자들은 그동안 바그다드가 함락되고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후 수백대의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이 이라크인 수중에 남아 있으며 이는 미군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미군 당국은 이 무기를 반납하는 이라크인들에게 한 기당 5백 달러를 보상해줘 왔다.
***美, 큰 충격. 이라크인들 "아주 큰 축제를 벌일 것"**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일 종전을 선언한 이후 최악의 사망자수를 기록한 이번 저항공격에 대해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은 미국에게 비극의 날"이라고 충격에 휩싸인 심경을 내비쳤으나 이라크 주민들의 표정은 상반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을 주민들은 기자들에게 자랑스럽게 헬기 파편을 주워 흔들어대며 "이번 공격은 탐욕스런 침략자들에 대한 새로운 교훈이며 그들은 이라크에서 떠날 때까지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미군들은 돼지이고 적"이라고 비난하면서 "헬리콥터가 추락해서 우리는 축제를, 아주 큰 축제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군 헬기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격추된 것은 종전 선언이후 3번째인데 지난 달 25일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에서는 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방문한 직후 미 육균 소속 블랙호크 헬기 1대가 지상에서 발사된 로켓추진 수류탄에 의해 추락 조종사 1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 12일에는 미 육군 소속 AH-64 아파치 공격용 헬기 한대가 이라크 서부 사막지대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격추되기도 했었다.
***저항의 날 기간 동안 미군에 대한 공격 이어져**
한편 이라크 무장세력이 '저항의 날'로 선언한 11월 1일과 2일에는 이외에도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2일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미군 차량이 지나가던 중 폭발물이 터져 미군 한 명이 숨졌다.
팔루자에서도 미군 헬기 공격을 전후해 몇차례 공격이 감행됐다. 공격이후 시내 대로변에서는 폭발물이 터져 미정부와 계약을 맺고 미 공병단에서 무기 수색 및 해체 업무를 맡고 있는 미국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헬기 공격에 앞서서는 미군 차량에 대한 폭발물 공격이 가해져 미군 4명이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으나 미군 당국은 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바그다드 북동부 바쿠바에서도 미군 차량이 지나가던 순간에 매설돼 있던 지뢰가 터지기도 했다.
저항의 날 첫날인 11월 1일에는 2일보다는 강도는 적었으나 미군에 대한 공격은 잇따라 발생했다.
이라크 북부 모술 인근에서도 미군 차량에 대해 저항세력의 폭탄 공격으로 미 제 101 공수사단 소속 병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했다.
***송유관-천연가스관도 공격 받아**
이라크 재건 자원인 석유관에 대한 공격도 잇따라, 1일 아침에는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사마라 지역의 송유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송유관은 티크리트와 바그다드를 잇는 송유관이다.
또한 북부 바이자의 남쪽 10km 지점에서도 1일밤 키르쿠크와 타시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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