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의 김태동 위원은 3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동산 가격 폭등은 지난해 초부터 심각해져 2년 가까이 됐으며 과거 국민의 정부나 현 정부를 합쳐서 20차례 넘게 대책이 나왔다"며 "2년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1차, 2차로 나눠 대책을 시행한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고 현 경제팀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진표 부총리.재경부 차관, 실정 모르거나 국민 오도하고 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의 집값 수준이 소득수준에 비해서 너무 높고 특히 서울의 소위 강남지역은 분명히 거품이 끼어있다"며 "통계로는 80년대 후반에는 전국 아파트 평당 가격에 비해서 강남의 평당 가격은 한 1.4배 정도 됐는데 지금 그에 세 배가 넘어 강남 집값에는 적어도 40% 정도는 거품이 끼어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투기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라며 "예컨대 부동산 거래액수 파악도 못하고 부동산 보유세는 세계에서 거의 제일 낮으며, 막대한 투기에도 과세가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일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더 이상의 대책은 사회주의”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은 "토지공개념은 우리나라만 하자는 것이 아니고 영국 등에서 이미 수십 년동안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경부 장관이나 차관이 후진적 부동산정책을 바로 잡는 것을 갖고 '사회주의적' 운운하거나 현 수준의 집값을 유지하려는 듯이 발언하는 것은 좋게 보면 부총리인데도 불구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아직도 모르거나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주장을 이상한 방향으로 회피하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 것"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가 여러 번 정부가 투기억제책을 내놨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처럼 돼 있는 나라이고 반면에 많은 국민들은 그만큼 살기 힘든 상황에 몰려 있어 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자는 주장은 오히려 자본주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지 공개념은 사회주의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자본주의적”**
그는 김광림 재경부차관이 30일 토지공개념이 강한 2단계 부동산대책 시행 여부에 대해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에만 실시하겠다”고 하다가는 “가격이 내려가지않으면 실시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오락가락한데 대해서도 “장관이든 차관이든 현재 시장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는 것같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경제팀 전반에 대해서도 혹평을 퍼부었다. 김 위원은 "과거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의 식견이 부족했으나 조순 부총리나 문희갑 경제수석 같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토지공개념을 추진하면서 보완해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게 했었다"면서 "15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정확해 보이지만 경제 부총리나 건교부 장관, 재경부 차관의 문제 인식은 '똑똑한 대통령에 다소 모자라는 관료로 이루어진 그런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국무위원들, 대통령이 임명한 게 아니라 기득권이 임명한 듯 행동“**
김 위원은 "결국 장.차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것인데 이들이 기득권층을 비호하고 기득권층에 의해 임명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씁쓸함을 자아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토지공개념 도입을 검토하라’는 노무현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다소 늦었지만 정확했다”며 “대통령 의 신뢰를 떨어뜨리는데 국무위원들이 앞장을 서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방안이 10.29 부동산 대책에서 빠진 데 대해서도 “우리 나라는 아파트 선분양인데 이는 건설업자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하고 "특혜에 대해서는 건설업자의 의무도 따라야 하는데 분양가격의 원가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어 토지공개념 이전에 사개념조차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며 건설업자는 땅 짚고 헤엄치기로 불로소득을 얻고 있고 투기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이란 정부의 예산으로 하는 여러 개발 이익이 사유화되지 않고 환수돼 국고를 살찌우고 결국 개인을 살찌우게 하자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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