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결정 이후 청와대와 정부 당국이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 대책을 고심하는 동시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가짜 뉴스에 대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5대 그룹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청와대 내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상황반 반장으로서 관련 대책 논의를 위해 삼성‧현대차‧SK‧LG‧롯데 부회장과 빠르면 주중 만날 전망이다.
그는 "이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요 기업과 상시적 소통 채널을 열었고 지난 한 달 동안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이미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측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2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5대 그룹 측에 미리 언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과 각 기업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에서 단기 대응책의 실행 과정을 점검하는 동시에 장기적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업별‧품목별 현황을 검토하는 동시에,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민원‧애로 신고센터를 만들어 일대 일 상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부는 일본 측 '자율준수프로그램'(CP) 기업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CP 제도 활용 시 화이트리스트에 있었을 때와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CP(Compliance Program) 인증 기업이란 전략물자 관리에 관한 자율능력이 있다고 일본 정부가 스스로 인정한 기업들을 가리킨다. 이들 기업은 비(非) 화이트리스트 국가에 전략물자를 수출해도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자체 적용할 수 있다.
만약 국내 기업이 일본 내 CP 인증 기업과 거래를 맺은 뒤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타격을 받는 159개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급 받는다면 일본 측 규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이러한 방침을 밝히며, "우리 기업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및 활용을 적극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다양한 사전 준비 작업들로 우리 기업이 당장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의 우려대로 '공장이 설 일은 없다'는 판단이다. 그보다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경제의 불안정성이 더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시장의 불안정성의 증폭이 바로 일본 정부의 진짜 의도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은 '과도한 걱정은 금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의 피해가 부풀려져 기업의 불안감이 높아지면 결국 웃게 되는 것은 아베 정부라는 얘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IMF(외환위기)'와 같은 금융 위기가 온다'는 식의 보도도 나오는데 이것은 정말로 가짜뉴스"라며 "근거 없이 (피해를)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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