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창녕 양파재배 농민들을 지켜보는 '창녕 성씨 고가'는 농민만큼이나 속이 아프다. 바로 '고가의 주역'이 양파를 맨 처음 도입한 까닭이다.
창녕군 대지면 석동리에 위치한 '성씨 고가'는 멀리서 봐도 기와지붕이 첩첩으로 이어져 있어 예사롭지가 않다. 얼핏 보면 한 지붕으로 이어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면적이 약 1931㎡에 이르는 성씨 고가는 가옥에서 가옥으로 이어지는 규모가 한마디로 옛날 부농의 삶을 느끼게 한다. 한옥은 무려 130여 칸에 이른다.
겉모습을 보기 전, 창녕이 양파시배지로 불리는 사연은 성씨 고가의 주인 성낙안 선생으로부터 시작된다.
성낙안 선생은 사재를 털어 근대교육기관인 '자양강습소'를 설립, 후학을 가르쳤다. 당시 세 명의 교사가 아홉 과목을 가르치며 1924년까지 유지됐으나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고 그 자리에 지금의 '대지국민학교(초등학교)'가 됐다.
성씨 고가가 양파를 들여온 건 1909년경의 일이다. 성낙안 선생의 아들인 성재경 선생이 일본에서 양파를 보고드려와 여러 농가에 보급했다. 당시 일제의 수탈에 피폐해진 농촌과 농민의 삶에 '황금작물'로 등장했다.
창녕군에는 지금도 '양파연구소'가 있어 양파를 6차 산업 시대를 여는 소득 작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고가 관람은 솟을대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집은 외삼문 외에 내삼문이 따로 있다.
직접 둘러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성씨 고가는 집 뒤쪽에 길게 늘어선 대나무 숲이 특히 일품이다. 대나무 숲속에 들어서면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서늘한 한기가 목덜미를 타고 내린다.
성씨 고가는 천천히 걸어가며 살펴봐야 제맛을 볼 수 있다. 바로 완상((玩賞) 의 맛이다. 숨겨진 고가는 검은색의 오죽(烏竹)으로 둘러싸여 운치를 더한다.
고가는 6·25 때 대부눈 소실됐지만, 2000년대 들어 성기학 회장이 대부분 복원했다. 2004년 7월 1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55호로 지정됐다.
인근에 우포늪과 우포늪생태관, 산토끼 놀이동산, 우포유스호스텔 등이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