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이 오늘 아침 포괄적인 수출 우대 조치를 받는 무역 상대국 목록에서 한국을 일방적이고 임의적인 방법으로 제외했다는 데 대해 여러분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싶다"며 "엄중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아세안 지역 내에서 더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그 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요 교역 파트너 사이에 커져가는 무역 갈등에 대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표현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우려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31일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52차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주요 교역국가 간 무역과 관련한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구체화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괄적이고 규칙에 기초한 다자 무역 제체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 회의의 모두 발언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통제는 국제 무역 규범에 비춰 보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의 필수적이고 합법적인 수출 통제에 대한 검토는 세계무역기구 협정과 양립한다"며 "민감한 재화와 기술 수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일본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 장관이 언급한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을 의식한 듯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해 불만을 듣지 못했다. 강 장관이 말한 외교장관들의 우려가 무슨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일본의 연이은 경제보복성 조치로 인해 한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 30분에 예정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한일 간 갈등에 '중재'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에 이어 한국의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GSOMIA) 파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일정 부분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 시각)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한일 무역 관계의 악화는 '눈에는 눈'으로 이어질 경우 양국의 경제와 그 이상에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한일 갈등을 사실상 중재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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