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교섭단체는 2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5조8천300억원 규모로 처리하기로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6조7천억원 규모의 정부 원안에서 약 8천700억원이 삭감된 규모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물밑 협상을 통해 최초 정부안인 6조7천억원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예산 2천732억원과 야당이 요구한 재해 관련 예산 등 총 5천억원가량을 증액하기로 했다.
이어 원내대표들은 증액분을 반영한 7조2천억원에서 약 1조3천700억원을 감액하기로 해 6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경예산을 확정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3천억원가량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민주당은 전체적으로 정부안에서 7천억원 미만을 삭감할 것을 주장한 반면, 한국당은 적자 국채를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명분으로 최고 4조7천억원의 감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날 추경 심사의 속도를 최대로 높이기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가 아닌 원내대표 차원의 담판으로 추경 규모를 결정했다.
원내 지도부가 큰 틀에서 총액을 확정해주면 예결위 여야 간사들이 세부 항목을 조정해 총액을 맞추는 '톱다운' 방식의 이례적인 예산 심사였다.
3당 원내대표들은 2일 새벽 1시께 이 같은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고 시트작업에 돌입했지만, 3시간 가까이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한 채 합의 내용 발표 형식 등을 두고 추가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여야는 결국 원내대표들이 직접 발표하지 않고, 예결위원장과 간사들이 브리핑을 통해 그간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한편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이날 오전 9시께 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전 8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9시에 본회의를 차례로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에 본회의를 열기로 한 것은 일본 각의가 오전 10시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 제외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에 추경과 함께 대일 규탄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다만 여야가 막판 협상에 진통을 겪을 경우 오전 9시를 훌쩍 넘겨 본회의를 개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 "본회의 시간에 합의해준 적 없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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