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울산지역 레미콘 노조가 사측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한 달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일부 공사 현장이 멈추면서 학교 개교 문제도 불거지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중재에 나서려 했으나 이뤄지지 못했고 울산시청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조합원들이 발생하자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노조는 31일 오후 2시 울산시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고 "레미콘 노동자들의 운송비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울산에서 활동하는 레미콘 노동자 408명을 비롯해 울산·부산건설기계지부 조합원 등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집결해 송철호 울산시장의 중재도 함께 요구했다.
앞서 레미콘 노동자들은 지난 6월 초부터 사측에 현재 4만5000원인 1회 운송비를 5만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일부터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또한 파업의 여파로 학교 신축 공사와 관급 공사 현장에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돼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 파업으로 울산지역 학교 공사 현장의 작업이 중단되자 개교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노사 중재에 나섰으나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지난 30일에는 레미콘 노동자들이 울산시에 협상 중재를 요구하면서 시청 내·외부 농성을 실시하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시청의 퇴거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불응해 불가피하게 경찰력을 동원하게 됐다"며 "자진해서 나간 분들을 제외하고 끝까지 남았던 38명에 대해서만 연행했고 2명을 제외한 36명은 훈방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레미콘 노조는 "운송비 인상 등 몇 가지 추가 요구사항을 가지고 교섭에 임했지만 사측은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며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 요구를 외면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사측이 피해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개교, 대기업 휴무공사, 국책사업 차질로 발생하는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며 "5000원을 포기하느니 우리는 레미콘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각 5000원 인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울산지역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울산 레미콘 제조사들은 2012년 4월부터 2018년까지 매년 평균 5.5%의 도급비 인상(회당 2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운송도급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올해 울산은 10년 이래 최악의 건설경기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운송사업자들은 1회당 운송도급비 11.1%(5000원 인상)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 감소와 시멘트, 골재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경영 악화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달 중순부터 도급비를 회당 1000∼15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에 주력했지만 운송사업자들은 5천원 인상 관철을 강요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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