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최근 몇주 사이에 이라크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급증했다고 밝혀 이라크 치안 문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23일 이라크 지원국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재정지원 전제조건으로 이라크 치안상황의 안정을 꼽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산체스 미군 사령관, "미군에 대한 공격 하루평균 35건으로 급증"**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리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미군에 대한 공격이 최근 3주 사이에 급증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산체스 미군 사령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군과 이라크 무장세력간의 하루평균 교전발생건수는 이전에는 20건에서 25건에 불과했으나 최근 3주 동안에는 35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부상자수와 교전발생수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인정하면서 "지난 6개월간 미군주도 연합군은 질서를 회복하는 데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전 분야에 걸친 치안유지를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 최근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표현했다.
산체스 사령관은 "특히 수니트라이앵글지역으로 유명한 팔루자 주변 지역인 안바르 지역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안바르 지역은 이라크 중심부를 흐르는 유프라테스 강유역에서 요르단과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경선까지의 지역을 말하는데 수니파 밀집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수니파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아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미군에 대한 반감이 공격 및 테러 주요 원인"**
이 지역은 제82 미 공수사단이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데 산체스 사령관이 발언을 한 이날에도 교량을 지나가던 미군 호송차량을 겨냥한 폭발물이 터져 4명의 미군이 죽거나 다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무장공격이 발생한 이후 이라크 주민들은 파손된 차량 주위로 몰려들어 상당히 기뻐했다. 이 지역은 미군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손꼽혀왔다.
워싱턴포스트도 같은 수니파 거주 지역이라도 후세인 고향인 티크리트와 팔루자 등 안바르 지역은 미군에 대한 공격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하면서 안바르 지역의 미군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안바르 지역의 미군에 대한 공격은 티크리트나 사마라 등지에서의 미군에 대한 공격처럼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미군 점령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면서 "이 지역에는 이슬람 활동주의자와 해외로부터의 이슬람전사들의 유입이 많아 미군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높다"고 보도했다.
팔루자 지방 지도자들도 "젊은 이슬람 활동주의자들은 미군 차량이 시내의 전통 이슬람 마을을 감시하러 다니는 것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말해 미군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악화된 이라크 치안상황, 이라크 지원국 회의에도 영향 미칠 듯**
한편 미군에 대한 공격은 팔루자 뿐만 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어 이날에도 바그다드 시내와 한국군 파병 예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이라크 북부 지역인 모술에서도 발생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아침 폭발물이 터져 터널로 진입하고 있던 미군 차량이 파손됐으며 3명의 미군 병사가 부상을 입었다. 모술에서도 미군 차량 앞에서 폭발물이 터져 제101 공습사단 소속 미군 병사 한명이 부상을 당했다.
티크리트에서는 이라크 저항세력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라크인 10명이 미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같은 이라크 치안상황에 대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의 고백은 일정부분 23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라크지원국회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많은 국가들은 미군이 주도하고 있는 이라크재건계획에 재정을 지원하기에 앞서 이라크에서의 치안질서유지를 조건으로 내걸은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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