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에 대한 강력한 테러를 경고하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테이프가 연이어 나와, 전세계 국가중 유독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우리나라 군대 파병시 인명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또 한국이 파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 북부의 한 도시에서는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사망하는 등 전투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한편 MBC <시사매거진 2580>이 19일 방영한 이라크 무장단체 게릴라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한국 전투병도 미군처럼 똑같이 살해될 것이며 한국 대통령은 미국을 무서워할지 몰라도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경고, 한국이 앞으로 주된 테러대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후세인, “증오스런 침략자들과 협조자들에 성전을 시작하라”**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자필로 추정되는 서한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은 이라크 부족장들에게 “증오스런 침략자들과 이들에 협조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성전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후세인은 이어 서한에서“나는 당신들이 저항운동에 나서고 있는 당신 형제들을 돕기를 촉구한다. 구원의 날이 가까이 다가 왔다. 당신 부족의 자녀들을 지하드(성전)에 내보내라”며 무장저항을 한층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10월9일로 적혀있는 이 서한은 지난 13일 후세인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는 수니삼각지대의 티크리트 지역의 20여명의 후세인 지지자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은 또 서한에서 “침략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당신들의 공격은 그들에 타격을 입힐 것이다. 이 악마들은 이라크를 단숨에 삼켜버릴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반대로 이라크는 그들에게 독이 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의 후세인 서명이 진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전날인 18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방송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테이프이 방영된 데 이어 후세인 서한까지 나옴에 따라 이라크의 다국적군에 대한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 라덴, 미국 돕는 다국적군에 대해 강력한 테러 경고**
오사마 빈 라덴도 다국적군에 대한 무차별 공세를 지시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18일(현지시간) 오사마 빈 라덴의 새로운 육성테이프를 방영했다. 빈 라덴은 이 테이프에서 “미국 안팎에서 자살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맹세”하면서 “미군의 이라크 점령을 돕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테러”를 경고하고 나서 한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명분으로 파병하려는 국가들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또 “미국에 협조하고 있는 이라크인에 대해 경고”하고 “주변국들의 젊은이들은 미군에 대항하는 성전이 나서라”고 촉구하는 등 후세인 전 대통령의 서신과 유사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그는 미군을 지원하고 있는 구체적인 국가들을 거명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 특히 영국, 스페인, 오스트레일리아, 폴란드, 일본,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에 대항해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보복할 권리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공격 대상 국가들에는 이슬람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십자군(미군 주도 연합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쿠웨이트 등의 걸프연안 국가들에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9.11 테러 2주년인 지난달 10일 자신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와 함께 테이프에 등장, 미군에 대한 성전을 촉구한 이후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에도 빈 라덴은 육성 테이프를 통해 그는 이라크인들에게 “미군에 대한 자살 공격”을 촉구하고 “미군을 이라크 도시에서 전쟁터로 끌어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미군이 세운 정부는 반역 정부"**
그는 또 “대부분이 무법자인 미국민은 유대인에 의해 노예화돼왔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 동맹국들의 손에 쓰러진 희생자 수를 세고 있으며 뉴욕에서 일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들의 피로 보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알-자지라가 방영한 이번 테이프는 ‘미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부분과 ‘이라크인과 아랍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이 두 번째 부분의 테이프에서 그는 ‘마흐무드 압바스 총리’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언급, “이 테이프가 압바스 총리가 지난달 6일 사임하기 전에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 두 번째 부분에서 그는 또 바그다드, 바쿠바, 모술, 알-안바르 지역 등에서의 미군에 대한 공격을 “영웅”과 “자유 전사”로 치하하고 있다.
그는 특히 “군사, 경제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미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이 이라크에 세운 어떤 정부도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및 팔레스타인 마흐무드 압바스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적 행위자이자 반역 정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테이프에 대해 태국 방콕을 방문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빈 라덴의 테이프는 모든 사람들에게 테러와의 전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여전히 자유국가들에 대한 위협이 상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애써 그 의미를 폄하했으나 내심 이라크의 미군 및 다국적군에 대한 테러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라크 북부서 미군 2명 테러 공격으로 사망**
한편 미군 당국은 19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주변 지역에서 무장단체들이 미군에 대해 매복공격을 가해 미군 병사 2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키르쿠크는 우리나라가 파병할 경우 주둔지로 유력한 모술과 함께 이라크 북부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한 곳이다.
이날 공격에는 유탄 발사기(RPG) 등의 화기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써 지금까지 전투중 사망한 미군의 숫자는 1백3명으로 늘어났다.
또 이날 바그다드 서족에 있는 팔루자 마을에서는 미군 장갑차가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이 총격을 가해 “이라크인 한명이 숨지고 다른 한명이 부상당했다”고 목격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공격이 감행된 이후 사건 현장에서는 상당수 주민들이 후세인 전 대통령과 빈 라덴의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목격자 가운데 한 명인 마흐메드 수헤일은 “이는 빈 라덴의 육성 방송이 후 처음 나온 반응이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밖에 18일 바그다드 북동쪽에 있는 한 마을에서는 경찰이 폭발물 해체 작업을 하던 중 폭발물이 터져 주위에 있던 이라크 주민 2명이 죽고 15명이 다치는 등 이라크 전역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MBC 인터뷰, “한국군도 미군과 똑같이 살해될 것” **
한편 19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은 국내언론 사상처음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에 저항하고 있는 이라크 게릴라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영했다.
지난 10일 바그다드에서 인터뷰에 응한 전직 공화국 수비대원과 특수 수비대원 출신인 이들 게릴라 6명은 “한국 전투병이 이라크에 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미군과 똑같이 살해될 것이다. 현재 이라크는 미군과 싸움을 하고 있는데 한국이 이라크와 싸울 군대를 보내는게 말이 되나? 한국 대통령은 미국을 무서워할지 몰라도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순교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파병시 한국군이 주된 공격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다른 게릴라도 “우리는 미군에 저항해 싸우고 있다”면서 “한국군도 미군의 요청에 따라 오는 것이면 누구든지 살해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미군의 요청에 따라 오는 미군의 동맹군도 공격대상”이라며 “터키군에 대한 공격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시사매거진 2580>은 “당시 이들로부터 ‘터키군 공격’ 얘기를 들은지 4일 째인 지난 14일 바그다드 주재 터키 대사관을 상대로 한 폭탄 공격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 무장단체들은 “유엔의 동의를 얻으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투병 파병은 유엔의 동의를 얻어도 받아들일 수 없다. 유엔의 동의는 사기다. 유엔의 보스는 미국이다. 유엔 본부는 뉴욕에 있지 않은가?”라고 항변했다.
***“저항군, 생각보다 큰 조직의 보호 받는 듯”**
한편 이들은 미군 사망자수가 언론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한 게릴라는 “이제까지 나 혼자 미군 7~8명을 죽였다”며 “매일 미군을 공격하는 20~25회의 작전이 벌어지고 미군은 하루 10명이상 전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도 미군 당국은 1~2명만 사망했다고 한다”면서 “그들은 공격당한 장소를 재빨리 치워버리고 기자들이 사진을 못찍게 한다”고 말했다.
게릴라 가운데 한명은 미군 기지 안에서 보조 병력으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미군 기지내에서 일하면서 얻게된 정보를 게릴라 조직에게 건내주고 있었으며 이 게릴라는 “지금까지 내가 건내준 정보로 미군 25명이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미사일을 비롯한 어떤 무기든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다”며 “바그다드 인근에 거대한 병기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사매거진 2580>은 “저항군은 생각보다 큰 조직의 보호를 받는 것 같다”며 “이 게릴라 사무실 금고에는 수만달러가 있으며 ,해외 은행에도 엄청난 예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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