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새로운 유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달 초 수정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는 미국은 프,독,러,중 등 주요 유엔 안보리 국가들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자 한 때 결의안 포기를 검토했으나, 결의안 없이는 한국-파키스탄 등의 파병을 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수정안을 재차 수정해 이번 주 통과를 목표로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프, 독, 러 등은 비판적인 의견을 표출하면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 결의안 통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며, 통과되더라도 '반쪽짜리 결의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라크 과도위, 12월 15일까지 새로운 헌법제정과 총선일정 제시해야"**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오는 12월15일까지 새로운 헌법제정과 총선일정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한 새로 수정한 이라크 결의안 초안을 미국이 영국 및 스페인과 공동으로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이전 수정 결의안과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12월15일까지 헌법제정일정과 총선일정을 확정짓도록 명시한 점이다.
결의안 초안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안보리 및 미군정과 협의를 통해 안보리에 새 헌법 제정 일정 및 계획 ,새 헌법 하에서의 총선 일정 등을 제시"하도록 밝히고 있다.
이달초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이라크인에게의 명확한 주권이양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을 요구해온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의 비난을 받아왔다.
결의안은 또 과도통치위원회와 미국이 임명한 장관들은 과도기에 이라크 주권을 구현하는 임시정부의 주요 기구임을 강조하면서 "실행 가능한한 빨리" 통치 책임과 권한을 이라크인들에게 돌려주도록 명문화돼 있다.
이어 결의안은 이라크 치안 유지를 위한 다국적군 구성을 촉구하면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1년 내에 안보리가 다국적군의 임무를 검토한다는 단서를 새롭게 달아 유엔에 일정부분의 역할을 약속했다.
아울러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경제 재건을 추진하는 등의 방식으로 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도록 했다.
***美, 이번 주 내 결의안 통과 원해**
이번 달에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는 존 네그로폰테 미국유엔대사는 지난 주말에 비공식적으로 초안을 안보리 각국에 회람시켰으며 이번 주말까지 결의안 통과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오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라크재건공여회의에서 각국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그때까지 결의안이 통과되기를 원해왔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콜린파월 국무장관이 주말 내내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8개 안보리 국가들과 결의안 통과를 설득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각국, 유보적이고 비판적인 반응 여전**
하지만 실제로 결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신속한 주권이양 후 유엔 주도로 민주주의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프랑스, 독일 등의 주장이 여전히 반영돼 있지 않아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며 아난 사무총장의 반응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번 결의안은 유엔이 이라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요구에는 그다지 부응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파리를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시한 이라크 관련 수정 결의안은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수정한 결의안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자세한 내용을 보고 나서 태도를 표명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도미니크 드 빌 팽 프랑스 외무장관도 "새로운 초안이 분명한 일정을 제시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있는지 보다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새 결의안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낼지를 말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보다 더 강한 입장을 표시했다. 세르게이 트레펠코프 러시아 유엔대표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여전히 어쩐 변화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는 분명한 일정 제시와 유엔을 위한 '중요하고 중심적인 역할 부여'가 포함된다"고 밝혀 이번 결의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트레펠코프 러시아 유엔 특사 대변인은 "러시아에 의해 제안된 내용들을 포함해서 더 많은 수정을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문제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동의를 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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