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2명이 탑승한 러시아 선적의 어선이 기관 고장으로 북한 수역에서 표류하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원산항으로 이동해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16일 속초항에서 출항한 300톤 규모의 홍게잡이 배인 러시아 선적 어선 '시앙 하이 린(XIANG HAI LIN) 8호'가 17일 동해상의 북한 수역에서 기관 고장으로 표류 중 북한 당국에 단속되어 원산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2명은 해당 어선에 홍게잡이 기술 지도를 위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날인 18일 오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뒤 이날 저녁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 측에 관련 사항을 파악해 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9일 오전 연락사무소 연락대표 접촉에서 북한은 관계 당국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며 구체적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한국적십자회 회장 명의의 대북통지문을 북한 적십자회 앞으로 발송해 한국인 2명이 안전하게 예정된 일정을 재개하거나 신속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이후 외교 당국을 통해 어선의 국적 국가인 러시아와도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24일 오후 현재까지 북한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정부는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북한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주민은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관련 경위에 대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선박이 북한 원산항에 있는데 수리가 필요하다.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선박이 북한 항구에 정박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표류되어 북한 수역으로 들어가게 됐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단속을 하게된 것"이라며 "단속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직 확실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당국에 대한) 사전 통보 없이 북한의 수역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대승호와 2017년 10월 홍진호가 각각 31일, 7일 만에 귀환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한국인 선원들의 귀환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선박들의 선적은 한국이었고 이번에는 러시아라는 점에서 북한의 처리 방식이 이전과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인 2명만 호텔에 있고 나머지 선원들은 선박에 감금돼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이 당국자는 "선박에 감금돼있다는 개념은 아니다. 별도의 숙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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