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불법촬영, 약물 강간 등 버닝썬 게이트를 구성하는 사건의 면면들은 사실 새로울 것이 없어요. 버닝썬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강간문화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 김주희 서강대 교수
"<조선일보> 폐간"을 외쳤던 여성들이 이번엔 "강간 문화 카르텔 타파"를 외쳤다. 19일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 주최하는 '2차 페미시국광장 : 버닝썬, 핵심은 강간문화카르텔이다. 공조세력 검경을 갈아엎자!' 집회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 모인 여성들은 "버닝썬은 버닝썬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를 방조하고 묵인한 검경도 강간 문화 카르텔의 핵심 축"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주희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교수는 "우리는 버닝썬이라는 거대한 규모의 강간 비즈니스와 그 공모조직, 그리고 그들의 태연한 일상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버닝썬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여성'이었다. 김 교수는 "버닝썬의 주요 고객은 테이블을 잡아 술을 마시는 남성고객들이었다"며 "이들을 위해 수백 명의 MD(머천다이저. 기획, 마케팅 및 고객관리 전문가)가 여성 손님 유치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버닝썬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된 약물에 여성들은 정신을 잃고 강간당한 뒤 그 과정이 영상으로 촬영돼 유포됐다"며 "남성들은 그 영상을 단톡방 등에서 공유하며 키득거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문호 씨의 "승리의 카톡 내용이 죄가 된다면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 죄인"이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남성이 다 죄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일상적이라면 전방위적인 산업시스템은 물론 남성들의 일상 문화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닝썬 사태는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화와 성차별적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사건"이라며 "본질은 사회에 만연한 강간 문화와 공권력을 포함한 남성연대, 이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거대하고 불법적인 성산업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지지부진한 버닝썬 사태 수사 실태를 비판했다. 김 활동가는 "성폭력, 성매매, 불법 촬영물 생산과 유포, 마약류 유통에 공권력 유통까지 '버닝썬'은 범죄종합세트"인데도 "경찰청장이 명운을 걸고 125명이라는 최대의 수사규모로 100일 넘게 수사했으나, 승리는 구속도 되지 않고 공권력 유착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YG 엔터테인먼트에 성매매 알선 의혹이 제기된 지 50여 일이 훌쩍 지나서야 양현석 씨가 입건됐다"며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5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강간 문화 카르텔 타파를 촉구하는 자유발언과 '성차별 밟아 없애기' 퍼포먼스 등을 벌였다. 집회에 참여한 황지수 씨는 "단지 유명클럽이라는 장소나 연예인 개인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남성권력과 성착취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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