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걸린 통영출신 전혁림 화백의 그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원탁 테이블 뒤에는 화려한 색체의 그림 한 점이 걸려있다.
전혁림(1915~2010) 화백이 그린 ‘통영항’이다.
‘통영항’ 은 미륵산이 가운데 놓인 남해안 풍경이다.
인근 삼천포에서 거제까지 한려수도의 경관을 함축적으로 담은, 언뜻 피카소가 떠올려지지만 동양적 색감이 강렬한 작품이다.
전혁림 화백이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요청으로 그린 가로 7미터 세로 2.8미터의 1000호짜리 대작이며 청와대가 소장하고 있다. 당시 91세였던 전 화백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4개월 가까이 걸렸다.
청와대 본관 앞 인왕실에 걸려있던 이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 집권시기에 내려져 수장고에 들어가는 신세가 됐다가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 시절에 보던 그림의 소재를 물었고 지난 2018년 5월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통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제자리로 돌아온 작품이다.
전혁림 화백은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문화 장르를 미술이라고 꿰뚫었다. 그 덕에 그는 박경리, 김춘수, 윤이상, 전혁림, 이중섭, 김형근 등 통영스토리의 중심에 선 인물이 됐다.
그림이 청와대로 가게 된 사연만큼이나 통영에서는 전 화백의 평가는 특별하다.
'한국적 추상화의 시조', '통영의 피카소', '색채의 마술사' 등 굵직한 수식어를 남긴 전혁림 화백은 한국적인 서정성에 바탕을 둔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 생전에 3000여점의 작품과 고향 통영에 미술관을 남겼다.
지역의 한 중견화가는 “여야 청와대 원탁회동으로 다시 한 번 전 화백이 남긴 통영의 DNA를 담은 독특한 작품세계를 회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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