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의 정권인수위원장에 이어 초대 국정원장을 맡아 누구보다 김영삼정부의 정치자금 문제에 밝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안풍' 사건때 안기부로부터 유출된 돈이 김영삼 전대통령의 정치자금일 가능성을 제기했던 사실이 확인돼 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지난 2001년 7월 발행된 시사월간지 <월간 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1996년 총선에서 집권당이 안기부 불용예산을 선거비로 사용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정도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사건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안기부의 예산을 들어내 다른 데 썼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견해인데 안기부 계좌를 돈세탁에 활용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며 "명확한 진실은 모르지만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는 그런 허점이 안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원장은 또 "만약 예산을 불법전용했다면 탁 보여야 할 것 아닌가, 이만큼 펑크가 나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라며 "그러니까 예산 전용은 전용인데 진짜 돈은 아무튼 채워 넣었으니까. 김기섭이 얘기하지 않으니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정도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국정원장은 또 '지금 한 말은 만약 예산이 전용됐다면 국정원장 재임 당시 발견할 수 있었고 또 그래야 정상이라는 말로 해석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해 "(전용이 사실이라면) 발견됐을 수 있다. 정말 예산을 전용했다면 사업을 하면서 우리가 예산이 부족해 쩔쩔맸을 텐데 그런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예산계획이 다 있는데 그대로 집행이 됐다"며 "예산 전용이 사실이라면 항목만 있지 돈은 비어있어야 할 텐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김기섭이 진실을 얘기하지 않으니 나는 모르겠다"면서도 "개인 생각으로는 안기부 예산을 빼간만큼 어디선가 채워넣었든가, 정치자금 세탁 창구로 안기부 계좌를 이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YS의 대선자금 잔여분의 돈세탁 의혹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같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인터뷰 내용은 한나라당내 홍준표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등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YS 대선자금 잔여분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어서 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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