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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은 콧구멍에서 빨대를 빼는 내내 피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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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은 콧구멍에서 빨대를 빼는 내내 피를 흘렸다

'쓰동시' 프로젝트, 7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바다거북은 콧구멍에서 빨대를 빼는 내내 피를 흘렸다. 인간의 물건인 플라스틱 빨대가 어떤 경로로 거북이 코에 박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당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으며 거북이와 같은 바다 생명에게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짐작할 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지만, 그뿐이었다. 개개인의 생활에서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시민들이 나섰다. 생명다양성재단, 시세퍼드 코리아, 동물의 사육제는 7월 한 달간 '쓰레기와 동물과 시'(이하 '쓰동시') 프로젝트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서울새활용플라자, 놀공발전소, 러쉬, 보틀팩토리 또한 캠페인 파트너로 함께한다.

쓰동시는 바다거북에 대한 안타까움이 생활의 변화로 연결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먼 바다의 생명과 나의 일상적 변화와 실천까지 연결시켜 줄 수 있는 힘, 우리에게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 바다의 생명과 우리의 일상을 연결하는 힘을 과학도 윤리 도덕도 아닌 문학의 힘, 시(詩)의 힘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핵심인 시를 모으는 일은 CBS 정혜윤 피디가 맡았다. 정 피디는 "소설가나 시인 등 섭외 요청을 한 이들 중 거절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모두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쓰동시는 시 외에도 쓰레기 배출이 실제로 어떻게 바다 생물에게 이어지는지를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쓰레기와 바다 생물의 관련성은 지금껏 연구
·발표된 적이 없다.



프로젝트는 사전홍보, 캠페인, 그리고 본행사로 구성됐다.

먼저, 사전홍보는 △'지구를 살리는 글쓰기' 모집 작품과 △쓰레기의 실상과 동물의 관계를 알리기 위한 영상 및 카드 뉴스를 통해 이뤄진다.

페북 페이지에는 현재 소설가 김연수 씨의 시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글과 그림 등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참여자 중에는 오은, 유희경, 서효인, 유진목, 손아람, 박준, 최은영, 김숨, 김탁환 등이 있다. 글쓰기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쓰레기'와 '동물'을 소재로 한 글이면 된다.(☞ 바로 가기 : https://www.facebook.com/animalcarnival2019/)


"가장 경이롭지 못한 쓰레기 앞에서도 / 어떤 새들은 입을 벌려 자기 몸만큼의 플라스틱을 모두 삼킨다 / 경이로운 줄 아는 순교자와 같이

(중략)

그리고 이 새들의 죽음 앞에서 눈을 가린 인간이 있다, 귀를 막는 인간이 있다, 입을 다무는 인간이 있다 / 새 시대의 건강법을 익혔으니 그들은 오래오래 살아남으리라 / 놀랄 일도 신기한 일도 모두 사라진 내일부터의 지구와 같이"

- 시 <어떤 새들은, 순교자와 같이> 중(김연수 作)

김연수는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새를 '순교자'에 비유하며, 이를 외면한 인간에게는 '오래오래 살 것'이라고 저주를 걸었다.

또 쓰레기 매립장을 찾아간 영상 <잠깐을 위해 평생을>과 일회용 쓰레기 남용 세태를 꼬집은 <배출의 민족> 시리즈도 게시되어 있다. 그 외 △길거리 플래시몹인 '쓰레기, 액츄얼리', △쓰레기 구입 거부 운동인 '플라스틱 어택', △채찍 대신 당근 운동인 '캐롯 몹' 등과 같은 캠페인이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25일 일민미술관에서 쓰레기와 바다 생물의 관련성을 연구한 김산하 박사의 발표와 문화 행사인 '쓰동시 전야제'가 개최된다. 보고서 발표 후에는 다큐멘터리 <인류세>를 통해 전지구적 쓰레기 문제를 조명한 환경 전문 최평순 피디와의 토크가 마련되어 있으며, 작가들의 시낭송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27일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쓰레기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절박한 상황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백일장-사생대회'가 열린다. 당일 행사에서는 텀블러-장바구니-도시락통-손수건-식기 등 쓰레기 최소화를 위한 5종 세트를 구입한 사람을 '쓰동시 슈퍼히어로'로 명명할 예정이다.

쓰동시 프로젝트 관련 문의는 메일(hello@diversityinlife.org) 또는 전화(02-3277-4514)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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