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크 밀리 차기 합참의장 지명자는 11일(현지 시각)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는 유조선과 상선 등 민간선박을 군사 호위하기 위해 연합체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육군참모총장인 밀리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상업용 선박을 위한 해군 호위, 즉 군사 호위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연합체를 구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에이에프피>(AFP)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발언은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지난 9일 동맹국 군 등과 연합체를 결성하려 한다며 "수주 이내에 어떤 국가가 이러한 구상을 지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일본 매체 보도와 궤를 함께하는 것이다.
특히 이 발언은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 소속 무장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나포를 시도하다가 영국 군함의 경고를 받고 퇴각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CNN 등 서방 언론은 미국 관리 등을 인용해 10일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무장 쾌속정 여러 대가 영국 BP의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 호를 나포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유조선을 호위하던 영국 해군 구축함 몬트로즈 함이 이란 선박들을 향해 포격하겠다고 경고하자 물러갔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영국과 미국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걸프해역을 둘러싼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미 해군 5함대 제임스 맬로이 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이란의 유조선 나포 시도에 대해 "불법적인 괴롭힘"이라고 비난한 뒤, "상거래의 자유로운 흐름과 항행의 자유를 보존하고 방어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공유하는 모든 역내 및 글로벌 파트너들, 그리고 영국 해군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민간선박 호위 작전 논의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영국 언론은 이 지역에 영국 해군 함정이 더 많이 배치될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프랑스는 단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 있다"며 "이 지역에 군사 자산을 추가로 보내는 것은 우리에게 유용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AFP는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걸프해역에 해군을 상시 주둔하고 있으나, 양국은 이란이 시리아, 이라크, 예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미국의 '최대 압박' 작전 동참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법을 항행하는 민간선박 호위를 위한 연합체 결성과 관련해 아직 미국에서 요청받은 것은 없지만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 항행의 자유, 그리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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