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은 군민과 방문객들의 안전에 대해 좀 더 철저한 행정을 펼칠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뇌를 스쳐간다.
얼마 전 재해위험 시설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에 나섰던 현 군수가 정작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현장에 있다가 언론의 지적을 받은 경우가 있다.
관련 기사를 읽은 일부 군민들은 "군수가 치적 쌓기에만 혈안이 돼 자신이 어떠한 안전장비를 갖춰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라는 다소 비꼬는 듯한 어조의 반응들이다.
군수가 시설물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제적이고 제대로 이행을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끝날 무렵쯤 본 언론사에 들어온 제보에 따라 현장으로 달려가 확인한 본 기자는 위험에 방치된 시설에 어이가 없었다.

제보 현장은 군의 대표적 자랑거리인 연꽃테마파크였다.
2010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3년간에 걸쳐 가야읍 가야리 233-1번지 일원에 10만9800㎡의 넓이로 조성된 곳이다.
이곳은 함안군의 홍보 덕분으로 연꽃 테마파크는 주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알려지면서 제법 많은 방문객이 찾는 핫 플레이스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를 위험한 시설이 상존한 채 흉한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다.
관리를 위한 도구인지 체험시설인지 모호해 2시간여를 관찰했는데도 관리자나 안전 담당은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고작해야 노끈으로 출입을 허술하게 막은 정도가 안전 대책의 전부였다.
모험을 재촉할 수도 있는 시설물은 관리를 위한 도구이든 체험을 위한 시설이든 안전이 담보되지 않았다면 빨리 제거되거나 안전조치가 뛰따라야 한다.
더구나 이 시설물은 오랜시간 방치된 것 같았고 이미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처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인 출입을 금한다는 안전표지판 하나 없는 것이 함안군의 현실이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시설이 될 수밖에 없다.
얼마전 함안군은 오는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제2회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700여 년 전 고려 시대의 연꽃 씨앗이 발아해 피운 연꽃, ‘아라홍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는 내용으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 가운데 이같은 상황을 보고 나면 ‘아라홍련’의 아름다움보다 ‘안전불감증’이란 제목의 작품을 올릴지도 모를 일이다.
700백년의 오랜 세월을 자랑하면서 정작 7년째를 맞이하는 연꽃테마파크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부제목을 달면서 말이다.
앞으로 군민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군 수장의 안전의식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실행부서에서 솔선수범해 전 시설물에 대한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제거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 아니겠는가"하고 우려한 것이다.
본 기자는 이같은 상황들에 대해 군 산림녹지과 공원담당에게 물어봤더니 "관리 목적으로 제작된 이동수단 근처에 펜스를 쳐 놓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출입이 가능한 상태이다. 내년에 예산이 편성되면 테마파크 전체에 안전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방치해 둔 시설물을 보면 담당 공무원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군민은 얼마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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