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측했던 ‘경기 2.4분기 바닥론’이 오류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7월과 비교해 0.7%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 6월의 8.4% 증가에 비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3.5% 증가했으며, 전월비로는 3.9% 감소했다.
이처럼 7월 산업 생산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은 현대자동차의 노사 분규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30%나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던 평균가동률은 다시 3.8%포인트 감소하며 200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73.8을 나타냈으며 제조업 가동률 역시 5.1% 포인트나 감소한 93.9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 내수 침체로 빛 잃어 **
지난 6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던 설비투자도 한 달만에 무려 11%나 감소하고 2001년 8월 17.9%가 감소한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으며, 특히 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보여 주는 국내 기계수주액도 13.1%나 줄어 불확실한 경기 전망이 정부의 각종 투자 촉진책의 효과를 제약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도.소매 판매도 1.8% 줄어들면서 6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소비부진은 특소세 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매가 21% 줄었고 가정용 기기와 의복류도 각각 22.2%와 14%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이 6개월 연속 줄며 10%나 감소했으며, 할인점매출의 증가폭도 크지 않았다.
자본재 생산도 4.7% 감소하며, 200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와 영상음향통신은 각각 25.2%, 8.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등을 중심으로 10.7%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달 증가세로 돌아섰던 내수는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4% 감소했다.
출하는 전년동월대비 1.4% 증가에 그쳤고, 전월비로는 4.1% 감소했다. 재고는 자동차가 76.7%나 늘며 전체적으로 9.1% 증가해 지난달 6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던 재고율도 다시 4.6%포인트 증가하며 104.8%를 기록, 여전히 출하에 비해 재고 증가속도가 빨랐다.
***경기 바닥 치려면 아직도 멀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6월에 비해 0.4 포인트가 줄어 6개월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경기선행지수는 전년동월비가 -0.5%로 전달보다 0.1% 포인트가 상승해 2개월째 오름세를 보여 경기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선행지수는 대체로 바닥보다 3∼5개월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경기 국면은 '바닥을 향해 가면서 희미하나마 빛이 보이는' 상황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통계청은 더욱 신중하다. 경기순환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2개월 연속 선행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은 나쁘지는 않은 모습이라면서도 8월에도 기아자동차와 화물연대 파업의 악영향이 예상되고 올해에는 추석도 9월 초에 들어 있는 등 변수가 많아 바닥 여부를 판단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결국 7월의 실망스러운 성적표는 현대자동차의 장기 분규와 때 이른 장마 등의 '특수 요인' 탓이라고는 하나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소비 심리 등을 고려할 때 경기가 하강 국면을 지속하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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